뉴진스 레이블, 하이브 몰래 경영권 탈취 시도?…이사회 구성 보니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하이브가 소속 레이블 겸 자회사 어도어에 대한 감사권 발동에 나섰다. 어도어 경영진들이 경영권을 확보한 후 분리 독립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비롯한 이사회 측에서 처음부터 뉴진스의 성공을 발판 삼아 독립 경영을 하기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하이브 등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임원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 감사팀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구역을 방문해 전산자산을 회수하는 한편 대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A씨가 하이브 재직 시부터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기는 등 일찌감치 어도어 독립에 필요한 기밀 등을 넘겨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확보한 자료를 검토해 필요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될 경우, 주주총회를 열고 하이브 측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영권 탈취 의혹은 시기적으로 어도어 이사회가 하이브 임원진에서 민희진 대표 사단으로 교체된 지 약 1년 만에 불거진 상황이다.
어도어는 앞서 지난 2021년 11월 하이브가 쏘스뮤직에서 물적분할해 설립한 이후 154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인수한 형태로 출범했고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의 브랜딩을 맡았던 민희진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당시 민희진 대표의 프로듀싱 아래 2022년 7월 데뷔한 뉴진스가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어도어는 하이브의 성장 발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하이브는 어도어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경영적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4월 25일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 멤버를 민희진 대표 사단으로 전면 교체했다. 초기 어도어의 이사회는 민희진 대표 외에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 이창우 하이브 기업전략실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등 하이브 인력들로 채워졌으나 해당 시기 민희진 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던 인물들로 개편됐다.
이를 통해 어도어는 지난해 4월 신동훈 부대표(VP)와 김예민 수석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이른바 '민희진 사단'을 구축했다. 신동훈 VP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기획팀장 출신으로 민희진 대표가 '인간 교과서'라고 표현할 만큼 강한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민 디렉터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 재직 시절부터 민희진 대표와 다년 간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기존 빅히트뮤직에서 하이브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HYBE: NEW BRAND PRESENTATION'을 함께 하는 등 SM엔터테인먼트에서의 브랜딩 노하우를 하이브에 접목시킨 주요 멤버들이기도 하다.
해당 시기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에게 관련 지분 20%를 매각한 하이브 입장에서는 약 1년 만에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접하게 돼 적지 않은 혼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어도어의 지분 80%를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으며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각각 18%와 2%씩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민희진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합의된 가격에 매입할 권리)을 행사해 지분 18%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어도어 2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어도어가 민희진 사단으로 구성된 이사회 운영 이후 불거졌다는 것이 다소 충격적"이라며 "하이브 내부 조사 및 어도어 측의 소명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관련 정황이 사실일 경우, 하이브의 초기 브랜딩과 뉴진스 출범 주축들이 처음부터 독립 경영을 목표로 했다는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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