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커피 브랜드가 무신사서 의류 파는 시대…“식음료 매장도 결국 라이프스타일”

제주=이나연 기자
윤종석 컬쳐히어로제주 대표 [ⓒ 컬쳐히어로제주]
윤종석 컬쳐히어로제주 대표 [ⓒ 컬쳐히어로제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일본 후쿠오카 대표 로컬 카페 노커피(NO coffee)는 식음 브랜드지만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 덕분에 무신사에 입점했죠. 글로시말차도 단순 먹거리로서가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방향으로 브랜드와 사업 방향을 가져갈 생각입니다.”

윤종석 컬쳐히어로제주 대표는 지난달 27일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글로시말차’ 매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명상, 요가, 콘텐츠, 휴식 등 지역의 다양한 생활 서비스,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컬쳐히어로제주는 ‘국민 레시피 앱’으로 알려진 우리의식탁 운영사 컬쳐히어로의 제주 법인이다. 크게 ▲제주우도돌미역, 제주손질한치, 제주조기포 등 지역 원물의 1차 가공제품과 가정간편식(HMR) 기획과 개발, 유통 ▲지역 기반 자체 브랜드인 파이브데이즈마켓 두 축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작년 기준 연 매출 8억원을 돌파했다.

컬쳐히어로제주는 지난해 9월부터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서 제주 100% 유기농 말차를 콘셉트로 한 오프라인 식음료(F&B) 매장 글로시말차를 열었다. 공항과 주요 관광지로 통하는 길목인 해안도로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당신의 삶이 조금 더 윤택해졌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담은 글로시말차는 전문 말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성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관계적 브랜드를 지향한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글로시말차’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글로시말차’

윤종석 대표는 “제주 녹차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말차 시장은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라는 인식이 있지만, 전통적인 차 전문가가 아닌 내겐 블루오션과도 같았다”라며 “기존 찻집 방식으로 접근하는 대신 말차의 푸른 맛과 색감을 하나의 콘텐츠로 풀어내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매장 기획은 같은 해 6월부터 시작했는데 프리 오픈은 그로부터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윤 대표가 약 26년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온오프라인 외식 연구개발(R&D) 사업에 몸담았던 데다, 사무실,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숙소 등과 함께 잉여 공간이 이미 조성된 덕분이다.

컬쳐히어로제주가 설립된 후 우리의식탁의 다양한 레시피 콘텐츠를 만들었던 스튜디오는 약 1000평 규모 F&B 매장으로 금세 탈바꿈했다. 이렇다 할 마케팅도 없었지만, 입소문을 타며 프리 오픈 2주 만에 방문객 수는 1000명이 넘었다. 긍정적인 현장 반응에 힘입어 매장 운영 6개월 차를 갓 넘긴 지금 서울과 해외 진출도 첫발을 뗐다.

윤 대표는 “글로시말차의 제품들이 대만 등 일부 동남아 지역에 유통되고 있으며, 최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 내 매장 진출 협의에 따른 소개서도 전달했다”라며 “국내 경우, 양재 예술의전당 떡 카페에서 말차 메뉴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글로시말차’ 매장 내부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글로시말차’ 매장 내부

글로시말차를 한국 커피 시장에 비유하면 ‘스타벅스’보단 ‘블루보틀’을 꿈꾼다는 게 윤 대표 설명이다. 단순히 전국적인 매장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단 핵심 지역마다 거점을 두고 제주 말차 지식재산(IP)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 중장기 목표이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열광하는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노티드’는 특유의 인테리어와 팝업 등 여러 브랜딩을 통해 매장에서 소비되는 형태를 넘어 젊은 층의 경험 콘텐츠로까지 나아갔다”라며 “결국 사업의 확장성은 온오프라인 제약 없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이냐에 달린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글로시말차라는 브랜드도 말차에서 출발했지만, 그 자체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된다면 언젠간 글로시 뒤에 말차가 사라지고 얼마든지 새로운 무언가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시말차의 시그니처 메뉴인 ‘제주, 오름’ [ⓒ 컬쳐히어로제주]
글로시말차의 시그니처 메뉴인 ‘제주, 오름’ [ⓒ 컬쳐히어로제주]
제주=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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