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종희 "모두를 위한 AI", LG 조주완 "공감지능, 업가전"…AI가전 동상이몽에 담긴 셈법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AI가전=OO' 타이틀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같은 AI가전이지만, 전략에는 차이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AI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정 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을 완성하겠다."
"AI를 위한 AI가 아닌, 사용자 생활의 맥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AI와 AI 가전으로 여러분 실생활에 제대로 된 가치를 주고자 한다. AI가 나의 생활을 센싱하고, 감정까지 이해하는 진화 과정을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각각 최근 삼성전자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과 LG전자 조주완 사장이 AI가전에 대해 밝힌 비전이다. 닮은 듯 다른 양사의 AI와 AI가전 방향성은 '모두'와 '공감'에서 나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비스포크 신제품을 공개하며 AI 기술에 기반한 초연결 생태계를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냉장고와 세탁건조기·인덕션·로봇청소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모바일 기기를 스마트싱스 앱으로 연결하고, 나아가 각 가전제품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격 제어까지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진정한 초연결이 가능해진 것으로, 삼성이 강조하는 '모두를 위한 AI'는 결국 초연결에 방점이 찍힌다.
한 부회장은 "올해 확대되는 비스포크AI 기술은 카메라 센서를 통한 AI 비전 기술, 빅스비를 활용한 AI 보이스 기술, 소비자 사용 패턴 분석해 성능을 개선하는 AI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개선하고 더 많은 시간을 삶을 즐기는 데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초연결에 있어 AI 기술이 고령층 및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줄일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다양한 환경에 처한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제품 기능을 100%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시각장애를 가진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본인에 맞는 접근성 설정을 최초로 해두면 다른 기기들은 자동으로 동기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내세우는 '공감지능'은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와 맞물린다. 먼저 공감지능에 대한 정의는 올해 초 CES 2024현장에서 조주완 LG전자 CEO가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을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지능의 차별적 특징으로는 사용자의 안전·보안·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실시간 생활 지능,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 는 조율·지휘지능,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책임지능을 제시했다.
공감지능의 구현 모습을 제품으로 살피면 2024년형 LG올레드 에보 시리즈는 AI가 화면을 분석한 후 원작자의 의도를 느낄 수 있도록 색감을 보정하거나, 고객이 선호하는 화면을 제공한다. 또한 보이스 아이디 기능은 AI가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별해 개인별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화질을 자동 설정한다.
TV를 사용하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서비스센터에 전화할 필요 없이 해결책을 문의할 수 있는 AI 챗봇도 공감지능의 면모를 보인다. 홈화면에서 음성으로 "도와줘"라고 말한 뒤 챗봇에게 상황을 알려주면 AI가 TV상태를 자체 진단한 뒤 해결책을 알려준다.
LG전자는 소비자 맞춤형 공감지능 구현을 위해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에 적용했다. 3년 이상 연구 개발한 끝에 지난해 7월 완성한 가전 전용 AI칩은 현재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에 적용 중이다. 연말까지 국내 기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에 적용을 늘리고, AI가전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AI가전의 원조가 LG전자임을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해 스마트 가전 시대를 열었고, 2022년부터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가전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주주총회 직후 조주완 CEO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격적인) 인공지능 가전의 시초는 LG전자가 만들어낸 업가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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