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4680 양산 일정…LG엔솔에 시선 쏠리는 이유는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배터리 양산 일정이 4개월 내외로 다가오면서 양산 성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의 자체 생산 배터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경쟁사인 파나소닉보다 일찍 성과를 낼 기회를 잡아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이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공급망 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엘앤에프, 동원시스템즈 등이 각각 양극재와 알루미늄 캔 양산 일정을 6월로 잡고 고객사 납품을 준비 중이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인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이다. 테슬라가 2020년 배터리 인베스터데이에서 처음 제시하며 등장했다. 기존 원통형 규격의 생산성은 유지하는 한편, 지름을 2배 가량 늘려 에너지밀도를 높인다는 것이 주된 콘셉트다. 이론대로 양산된다면 낮은 원통형 배터리의 단가를 유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팩 내 불용공간을 줄일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가장 먼저 양산하기 시작한 곳은 테슬라다. 지난해 텍사스·캘리포니아 기가팩토리 등에서 4680 배터리를 양산해 직원 판매용 모델Y 등에 탑재한 바 있고, 올해부터는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에 이 배터리를 탑재한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4680 배터리용 생산라인을 램프업(Ramp-up)해 셀 생산 수량을 늘렸지만, 목표한 차량 판매 대비 필요한 배터리 수량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대비 낮은 배터리 성능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테슬라의 4680 배터리 팩이 탑재된 자체 차량 에너지밀도가 기존 1865·2170 규격이 탑재된 차량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음극에만 적용된 건식 공정에 따른 부작용, 지난해 기준 NCM811이 적용된 양극 성능의 한계 등이 그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올해 양산에 돌입할 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 중 하나다. 테슬라가 사실상 자체 생산만으로 배터리 수급을 채울 수 없는 만큼, 두 업체의 양산 성과에 따라 4680 배터리 상용화 향방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테슬라 공급망 내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인 파나소닉보다 발빠르게 성과를 낸다면 비중이 낮았던 미국향 공급량을 늘릴 수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력해 온 테슬라 전기차 모델이 중국·유럽에 출고되는 롱레인지 모델이었던 만큼, 이번 성과에 따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배터리 공급사 우선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비(非)테슬라 진영에서도 지름 46mm 규격을 갖춘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에 진입한 만큼, 원가를 낮추면서도 하이니켈을 구현할 수 있는 배터리 공급이 절실해진 탓이다.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BMW·리비안·제너럴모터스(GM) 등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CATL·BYD·EVE에너지 등이 46파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SDI가 4695·46120 등을 포함한 46파이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생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었지만, 고객사 요구에 따라 예상 양산 시점을 1년 앞당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지난 '인터배터리 2024' 행사에서 "46파이 배터리는 내년 초면 충분히 양산할 수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고객에 따라 양산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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