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주총] 박관호 대표 “장현국 사법 리스크는 억측… 위믹스는 위메이드 미래”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에 정식 선임된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이 장현국 전 대표(현 부회장)의 사임 배경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위메이드는 29일 경기도 판교 한컴타워에서 제2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 의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포함한 총 6건의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박 의장을 대표 이사로 내정했다. 10여년간 회사를 이끌고 블록체인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장현국 대표는 지휘봉을 내려놨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장 대표는 부회장으로서 박 의장을 도와 위메이드 성장을 돕는다.
장 대표가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업계에선 배경을 놓고 여러 뒷말이 오갔다. 특히 지난해부터 위믹스 관련 진행된 검찰 조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에 힘이 실렸다.
다만 박 대표는 “사법 리스크는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장 대표 덕에 회사가 성장했지만 저와 생각이 항상 똑같지는 않았다. 적자 폭도 컸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간 매출 약 6072억원, 영업손실 약 1126억원, 당기순손실 약 20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적자폭은 늘었다.
박 대표는 “이외 장 대표의 건강상 이유도 있었다. 내가 직접 일을 챙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협의를 해서 대표로 복귀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세대 개발자 출신인 박 대표는 직접 개발을 돌보며 위메이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그는 연내 출시가 예정된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 출시를 앞당길 수 있느냐는 주주 질의에 “출시일을 미룰 수는 있어도 당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러 성공 사례를 봤을 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완성도”라면서 “직접 프로젝트를 챙기고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가 물러났지만, 위메이드 블록체인 게임 시장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버전 흥행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토크노믹스를 구현해 출시된 나이트크로우는 동시 접속자 30만명 수준을 기록하며 화제 몰이 중이다. 사흘 만에 10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나이트크로우는 초반부터 이용자 유입이 많고 매출도 잘 나온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 플랫폼이 플랫폼으로서 잘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잘 만들면 블록체인 게임도 성공한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게임은 수명이라는 게 있다. 그러나 플랫폼은 좋은 게임만 유입되면 계속 간다. 위믹스플레이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르를 내년 글로벌에 출시하고, 이후에는 ‘미르5’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기대해달라”고 자신했다.
다만 나이트크로우 개발사 매드엔진 합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위메이드는 매드엔진 지분 40.61%를 보유 중이다. 그는 “매출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나이트크로우2’라든지 새로운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매드엔진이 미래에 대한 준비가 돼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에 다르면 현재 매드엔진은 차기작 개발에 돌입했다. 관계자는 “나이트크로우2인지 다른 IP인지는 알아봐야 한다. 매드엔진에서 곧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27일 거래소 지닥(GDAC)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거래지원 종료 이전 유의종목 지정이 이뤄지지만, 이번 발표는 그런 과정이 생략돼 의문을 낳았다. 지닥은 지난해 해킹 피해를 입으며 위믹스 1000만개를 탈취당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닥 온체인 데이터 상에서 해킹을 당한 게 400만개 남아있다”며 “지닥에서 복구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명확한 데이터로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가 잘못인 건지, 지닥이 위믹스를 갖고 있지 않은 걸 감추기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법적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다 명확한 미래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메이드는 그간 열심히 일했지만 뚜렷한 방향성이나 비전이 부족했다”면서 “위메이드가 하는 사업들이 많다. 미래 비전에 적합한 프로젝트와 사업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정리할 것이다. 집중해서 투자하다 보면 비용은 최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 나아가 10년 후 위메이드 모습을 그리는 준비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제시해 주주, 위믹스 홀더 분들이 같이 공유할 비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경영자 마음 속에만 있는 비전을 투자자와 공유하겠다는 거다. 위믹스 미래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가 대표에 오르면서 게임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지향점은 위믹스와 블록체인, 그리고 게임은 블록체인과 결합 된 게임”이라면서 “하루라도 뽑기 게임에서 탈피하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 글로벌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식 비즈니스 모델은 탈피해야 한다. 한국에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글로벌에선 그러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선 위메이드가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게임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루머의 진위 여부를 묻는 질의도 나왔다. 이에 박 대표는 “처음 듣는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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