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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30년 지기, 카카오 김정호 징계 ‘촉각’…쇄신 작업 복귀할까

이나연 기자
28일 오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페이스북 게시글 화면 갈무리
28일 오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페이스북 게시글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지난해 ‘SM엔터테인트 시세조종’ 혐의를 기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혁신 키맨(key man·핵심인물)’으로 꼽히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김정호 총괄은 자숙에 돌입한 후 카카오 쇄신 작업에서 중책을 맡은 직책들에서 자진 사임 의사를 보인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괄은 작년 11월 회의 도중 직원에 대한 욕설 파문과 경영 의혹 폭로로 ‘셀프 징계’를 요청한 데 이어 모든 업무에서 자진 배제된 상태다.

그는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총괄직을 비롯해 준법·윤리경영 지원하는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유일한 사내 위원이자, CA협의체 산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이다.

김 총괄은 논란 이후 사내 내부망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올린 글에서 “(윤리위에 자신의 징계 여부를 요청한 것은) 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결과에 따르겠다”라면서도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서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재단장하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 사내 윤리위원회는 외부 법무법인에 의뢰한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김정호 총괄에 대한 최종 징계 여부 및 수위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 만큼 징계 자체는 불가피한 조치로 관측된다.

김 총괄 징계 수위와 거취에 업계가 주목하는 까닭은 그와 30여 년 지기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고쳐달라”라며 삼고 초려한 끝에 영입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김 총괄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 창업자와 함께 국내 IT업계 1세대 주역이다. 김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이자, 네이버 공동 창업자로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을 이끌었다. 김 총괄은 카카오 창업 당시에도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최근까지 대표로 지냈다.

지난 2022년부터는 김 창업자가 사회공헌을 위해 재산 절반을 들여 설립한 브라이언임팩트의 신임 이사장을 맡는가 하면, 지난해 9월 카카오 내부 쇄신을 위해 CA협의체에 투입된 것을 시작으로 카카오 임원으로서 경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김 총괄은 김 창업자와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위기의 카카오를 위한 구원투수로 발탁됐지만, 이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내부 의혹들로 대내외 혼란을 일으킨 데 따라 징계 결정에 대한 카카오 내부의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총괄이 제주도 본사 유휴 부지를 이용한 ‘제주도 프로젝트’ 관련 임원 회의에서 폭언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내밀한 내부 사업 논의 등을 전했다.

김 총괄이 이틀 연속으로 제기한 카카오 경영 비리 의혹만 해도 ▲고가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안산·서울아레나 건설 비리 의혹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등 다양했다.

내부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다. 전면적인 경영 변화가 필요하다는 그의 강한 수위 발언을 긍정하는 시각이 있는 한편, 일방적인 문제 제기로 조직 갈등만 부추긴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었다.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과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브라이언임팩트]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과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브라이언임팩트]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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