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폭로전 김정호 “이제 외부 소통 안해”…노조는 새벽 피케팅
-카카오 제6차 공동체 경영회의…출근하는 김정호·이진수 등 포착
-SNS서 카카오 폭로전 벌인 김정호, “이제 외부 소통 못해”
-노조는 회의 시작 전 피케팅…“지난주 성명문에 사측 무응답”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지난주 이틀 연속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카카오 경영 실태를 폭로해 업계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추가 폭탄 발언은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4일 김정호 총괄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리는 제6차 공동체경영회의에 참석하며 최근 폭로전에 대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반응을 묻는 취재진에 “제가 이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못한다, 죄송하다”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김 총괄이 유일한 1기 사내 위원으로서 활동하게 될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의 공식 활동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달 28일과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가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안산·서울아레나 건설 비리 의혹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등 카카오 내부 상황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임원 회의 도중 김 총괄 폭언 논란이 알려진 당일 그가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 글을 올리면서 이뤄진 것이다. 해당 내용들이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며 또 다른 카카오 임원과 진실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강도 높은 쇄신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기업 기밀을 유출한 내부총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카카오 내부 원칙 중엔 ‘100대0’ 원칙이 있다. 카카오 내부에선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100%) 외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보안을 유지하자(0%)는 의미다.
카카오판교아지트 1층 출입문을 통해 출근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는 매주 월요일 진행 중인 공동체경영회의에 대해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여러 현안을 현장에서 발제하는 식”이라며 “사전에 오늘 (무엇을 논의할지) 이렇게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도 오전 7시 전후로 시작하는 회의를 앞두고 피케팅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주 성명문을 통해 ▲문제 제기된 일련의 경영진 비위행위에 대해 준신위 조사 요청 ▲쇄신안 논의에 직원들 참여 보장 ▲김 총괄 욕설 사건에 대한 조사 및 책임 판단 세 가지를 카카오에 요구했지만 여태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 6명은 오전 6시15분경부터 카카오판교아지트 3층에서 ‘경영실패 책임지고 인적쇄신 시행하라’, ‘셀프쇄신 그만하고 크루(직원)참여 보장하라“, ”일방적 리더십 탐용적 경영진’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서승욱 지회장은 “회의가 이른 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피케팅) 진행 방식은 고민해 볼 것”이라며 “점심시간이나 오후를 이용해 직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지회장과 노조 측에 따르면 경영진과 직원들은 ‘오픈톡’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지만, 이를 하지 않은지도 6개월~1년 가까이 됐다. 연초에 한 번, 9월에 한 번 정도 열렸지만 실질 현안에 대해선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일반적인 사업 현황 브리핑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사내 게시판에 최근 불거진 경영진 비위행위 등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올린 글 역시 불친절한 소통 방식이었다고 강조했다. 홍은택 대표 글이 기존에 직원들이 주로 활용하던 공감이나 댓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게시판이 아닌, 별도 공간에 올려 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직원들도 적지 않다는 이유다.
한편, 제6차 공동체경영회의는 이전과 동일하게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 주재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선 지난달 30일 개최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단체들 간 2차 비공개 실무간담회 내용에 대한 논의와 함께 쇄신 방향성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조 측 요구사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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