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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올해도 이미 완판"…SK하이닉스 'HBM 1등' 주역의 자신감 [소부장반차장]

고성현 기자
김기태 부사장. [ⓒSK하이닉스]
김기태 부사장. [ⓒ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종식 이후 시작된 경기침체로 업황이 둔화된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과 함께 업황 반등 열쇠로 지목된 덕이다.

메모리 불황 직격탄을 맞은 SK하이닉스가 반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HBM이 있다. 회사는 선제적으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HBM 매출 증가를 기록,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회사의 호실적에는 고객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영업·마케팅 조직의 공로가 컸다. 특히 조직 수장인 김기태 부사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대상 고객 관리 업무를 맡으며 매출 증대, 고객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했다.

김기태 부사장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굳건하게 회사의 영업 최전방을 사수해 온 주역이다. 2018년 최대 영업이익 달성 황금기를 견인했고, 2022년부터는 불황 극복을 위한 다운턴 태스크포스(TF)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21일 SK하이닉스 뉴스룸은 2024년도 신임임원으로 선임된 김 부사장을 만나 HBM 시장의 전략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 HBM 성공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열풍이 분 생성형 AI에 맞춰 스페셜 티 제품을 준비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미리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는 "생성형 AI 서비스 다변화 및 고도화로 AI 메모리 솔루션인 HBM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고성능·고용량 특성을 지닌 HBM은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흔든 기념비적인 제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마케팅 측면에서 AI 시대에 대응할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고객과 협력 관계를 미리 구축했고 시장 형성 상황을 예측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누구보다 앞서 HBM 양산 기반을 구축하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HBM이 본격화 되기 전인 2022년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황과 함께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겹치며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예고된 탓이다.

김기태 부사장. [ⓒSK하이닉스]
김기태 부사장. [ⓒSK하이닉스]

김 부사장은 "불황의 폭이 깊어지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영업 측면에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HBM을 중심으로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향 제품 위주 판매 역량에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장의 이익보다 먼 미래를 보고 고객사와 협력했고, 이 노력이 모여 SK하이닉스가 다운턴 상황을 헤쳐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회사는 HBM 1위 타이틀 사수와 시장 리더십 구축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김 부사장이 이끄는 HBM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포함해 제품 설계·소자 연구·제품 개발 및 양산까지 모든 부서를 모아 'HBM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HBM 영업팀과 시장 및 산업 분석으로 개척 영역을 발굴하는 HBM 마케팅팀, 매출 및 수익성 극대화를 목표하는 HBM 플래닝&인텔리전스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부터 업황 상승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제품 수요가 회복 중이고, PC나 스마트폰 등 자체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On-Device) AI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5세대 제품인 HBM3E은 물론, DDR5·LPDDR5T 등 제품 수요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지속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영업적 측면에서 TTM(Time To Market)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HBM은 이미 '완판'이다. 2024년이 막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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