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데이터 주권’ 실현할 핵심 열쇠… 어디까지 왔나?
국내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처음 시행된 지 2년이 흘렀다.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차차 확산되고 있는 마이데이터는 소비자의 권익과 함께 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시행 2주년을 맞아 국내 마이데이터의 현황과 기대와 우려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개인 등 정보 주체를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개인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직접 열람‧저장하고 전송을 요구하는 등의 과정을 '마이데이터'라고 말한다. 마이데이터를 표현할 때 ‘데이터 주권’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전세계에서 사업과 개인 정보가 결합된 형태의 마이데이터가 처음 선보인 곳이 바로 한국이다. 그만큼 세계에서 한국의 마이데이터 시장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당초 마이데이터가 유럽에서 무브먼트, 즉 시민사회 운동으로 발전해왔다면 한국에선 이를 바로 사업자와 연결시켜 마이데이터 시장을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그동안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마이데이터는 반쪽짜리였다. 마이데이터는 결국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많고 다양할수록 위력이 강해진다. 금융권만으로는 마이데이터를 통한 개인의 가치 창출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공공 서비스, 의료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마이데이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규모 관점에서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시장의 서막이 열리는 셈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기업‧기관에 제출하면 해당 데이터는 그 기업‧기관에 귀속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이나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기관별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해야만 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환경에서는 굳이 개인이 서류를 발급받아 이를 다시 제출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에게 ‘내 정보를 통신사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면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공공 및 금융 분야에서 간편 서비스가 대거 등장한 것도 마이데이터 영향이다.
마이데이터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가 어우러질 때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사용한 카드사용내역, 대출내역 등은 개별 금융사가 보관‧관리하는 데이터였다. OO은행, OO카드, OO증권 등 2개 이상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면 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별로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정당한 신용평가 등이 어려웠으나 마이데이터 등장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마이데이터 근간은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으로 대표되는 법적 근거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국내법에 처음 적용된 것은 2020년 8월 시행된 신용정보법이 최초다. 신용정보법은 개인신용정보에 대한 특별법으로, 금융 마이데이터는 신용정보법을 근거로 시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는 전자정부법과 민원처리법에서 비롯한다. 민원처리법에는 2021년 10월, 전자정부법에는 2021년 12월 전송요구권이 포함됐다.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해서 곧바로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기관별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다면 마이데이터 도입 이전보다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면 시행이 2022년 1월 이뤄진 것도 이런 사전 작업의 필요 때문이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초 시행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갈아타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시행된 주담대 갈아타기는 금융기관에 집중돼 있던 힘이 점차 정보 주체인 소비자에게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마이데이터가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비판도 곳곳에서 나온다. 금융과 공공 데이터에 한해서만 마이데이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한된 서비스에 마이데이터에 대한 기대도 줄고 있다.
변화는 예고된 상태다. 2023년 9월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포함됐다. 개인정보에 대한 일반법에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포함된 만큼 마이데이터 영역은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2025년 전 분야 마이데이터 시행을 목표로 기반 조성에 나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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