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격차’로 쇄신 카드 꺼낸 정용진…SSG닷컴·G마켓 고삐 죈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4년 화두로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을 제시하며 회사와 소비자 간 간격을 단 한 클릭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가운데, 온라인을 무대로 둔 계열사 SSG닷컴(쓱닷컴)과 G마켓도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고 벌리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일 정 부회장은 2024년 신년사 영상을 통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소비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과 소비자 사이의 간격을 한 클릭이라도 줄이는 게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첫걸음이라는 의미다.
오프라인 기준 신세계그룹은 명품 등 입점 브랜드 파워를 앞세우며 올해도 강자 면모를 유지했다. 특히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4년 만에 매출 규모를 1조원 이상 늘리면서, 단일 점포로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달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온라인은 이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주자들인 SSG닷컴과 G마켓은 외형성장으로 놓고 보면 실질적으로 거둔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올해 물류비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 상품을 내세우며 분기마다 영업손실 폭을 개선시키긴 했으나 공격보단 방어 태세가 두드러진 한 해다.
물론 신세계그룹 외부에선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시각도 있다. 기업공개(IPO) 등으로 외형성장을 꿈꿨던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엔데믹 이후 급변한 투자시장 분위기로 숨고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던 쿠팡만이 독주 중이다. 쿠팡은 지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연간 흑자도 전망되고 있다.
그렇기에 신세계그룹은 올해 6월 내세웠던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등을 기반으로, 내년 온라인 부문에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클릭은 마우스를 누르는 행위다. 다르게 말하면, 신세계그룹은 그 어떤 해보다도 내년 온라인 턴어라운드에 더욱 몰두하는 한 해가 될 것이란 풀이도 가능하다. 온·오프라인 및 계열사 전반이 총출동한 행사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낸 만큼, 소비자의 클릭과 관심을 한 번이라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 내년에 더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지난달 진행했던 계열사 통합 할인 프로모션 ‘쓱데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SSG닷컴은 쓱데이 기간 명품·뷰티·가전 등 주력 카테고리가 매출을 견인하면서 당초 계획 대비 121% 달성률을 기록, 역대 쓱데이에서 자체 최고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내년엔 보다 효율적인 소통, 유기적인 협력이 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도 전망된다. 두 곳 모두 내년부터 재택근무를 없앴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내년부터 전 직원이 사무실로 출근한다. G마켓 또한 내년 1월1일부터 재택근무 종료 수순을 밟는다. 팀장 이상 직원들은 이날부터 사무실로 출근한다.
팀장 이하 직원들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기간을 거친 뒤 4월1일부터 대면 근무를 시행한다. 두 주자는 그룹 전반의 기대감 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방안을 모색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 부회장은 “G마켓과 SSG닷컴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결제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지치게 한다면, 고객들은 불친절하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은 우리가 1등이 맞느냐는 물음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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