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경로당에서 화투만 친다고?…‘디지털’로 치매예방·보이스피싱 교육도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지방 경로당이 스마트하게 변신했다. ‘디지털’ 기술 덕분이다. 노인인구 증가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지만, 여전히 이들을 위한 인프라는 많지 않다. 특히 경로당은 고령층의 사회적 연결을 위한 핵심 인프라지만 예산 문제로 운영환경이 열악해 정작 노인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방 경로당에 비대면 화상(영상회의) 인프라를 구축해 다른 경로당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웃음치료나 건강체조, 노래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치매예방 등 스마트헬스케어 서비스를 비롯해 스마트폰 사용법,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등도 제공한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해온 ‘스마트빌리지’ 사업의 일환이다.
6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3 스마트빌리지 챔피언 페스타’에서는 스마트빌리지 사업으로 진행된 ‘스마트 경로당’ 등이 소개되며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빌리지’는 디지털 기반의 혁신 서비스 적용을 통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위기 대응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디지털 혁신 사업이다. 지난해까지 부처에서 소규모로 추진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지자체가 직접 기획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전환해 전국 규모로 추진 중에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280억원을 투입해 24개 지자체, 67개 과제가 진행됐고, 올해는 이보다 대폭 확대된 45개 지자체가 58개 사업에 632억원을 투입했다. 내년에는 99개 과제에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배정될 예정이다.
지난 2021년부터 스마트경로당을 운영 중인 경기 부천시의 장승우 주무관은 이날 “현재 전국 경로당 수는 6만6737개로 편의점 숫자보다 많다”며 “스마트경로당 구축에 따라 경로당이 단순한 휴식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부천시는 스마트경로당 구축으로 액티브 시니어 포용적 공동체 강화를 목표로 ▲정보통신기술(ICT) 양방향 여가복지서비스와 ▲스마트 건강관리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내 스마트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246회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총 참여인원은 8만2808명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일평균 참여인원이 439명이나 된다. 127명의 노인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도 거뒀다.
장 주무관은 “부천시는 국내 최초 스마트경로당의 표준모델을 제시했다”며 “향후 대한노인회와 고령층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경로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스마트경로당 표준운영체계를 만들고 이를 전국에 확산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스마트경로당은 부천시를 비롯해 대전 유성구, 경북 성주군, 대구 달서구, 제주 서귀포시 등에 구축돼 있다. 전국 스마트경로당 수는 2021년 110개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222개, 올해는 557개소로 늘어날 예정이다.
추후 과기정통부는 농어촌 등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치매관리 지원, 치매예방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예방적 치료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경남 함양에 가상현실(VR) 기반 치매 예방 서비스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스마트빌리지사업은 스마트 돌봄센터, 드론 무인 방제, 태양광 쓰레기통, 자율작업트랙터, 지능형 낙지자원 관리 등 교육·농업·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이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스마트빌리지가 지역사회의 현안과 문제를 디지털 혁신기술로 해결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종성 NIA 원장은 “그동안 디지털 정책은 스마트시티 중심으로 진행돼 오다 보니 도시와 농촌 간 간극이 벌어진 측면이 있다”며 “스마트빌리지 사업을 통해 지방의 디지털 SOC를 강화해 대한민국 디지털 전환 대표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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