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쏘아 올린 플랫폼 저작권 논쟁…네이버·카카오도 고심 중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 이목을 끈 후 정보기술(IT)업계에서 ‘생성형 AI’는 빠지지 않는 화두가 됐다. 생성형 AI로 누구나 손쉽게 음악·웹툰·게임 등 창작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가 오면서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거나 제공하려는 온라인 플랫폼들은 새로운 고민을 떠안았다. 바로 저작권 문제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플랫폼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이미지 제공업체 게티이미지는 이미지 생성형 AI 기업 스태빌리티AI가 회사 이미지 1000만장 이상을 무단 이용했다는 이유로, 영국과 미국에서 2조 달러(한화 약 20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엔 미국 할리우드 배우들이 앞서 5월부터 이어져 온 미국작가조합(WGA)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배우와 작가들이 63년 만에 동반 파업을 벌인 건 ‘AI가 자신들의 저작·실연물을 빼앗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배우들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자신들의 외모나 목소리가 무단으로 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초상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제작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생성형 AI와 저작권 문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 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는 최근 발행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슈페이퍼를 통해 AI와 관련된 주요 저작권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AI 학습용 데이터로 저작물 등 처리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AI를 학습하려면 수많은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들 데이터 중엔 저작물이나 데이터베이스가 상당 부분 포함된다.
혹자는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저작권자 등과 사전에 권리 처리할 때도 있다. 하지만 권리자와 합의 없이 크롤링(웹사이트·하이퍼링크·데이터·정보 자원을 자동화된 방법으로 수집 및 분류, 저장하는 것)이나 스크래핑(컴퓨터 프로그램이 웹 페이지나 프로그램 화면에서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것) 등을 통해 저작물을 학습용 데이터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적법한 이용으로 볼 것인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두 번째는 AI에 의해 생성된 창작물에 대해 권리를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AI에 의해 만들어진 창작물 저작물성을 부인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이러한 AI 창작물에 저작권과 유사한 권리를 인정할 것인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은 AI로 생성한 창작물이 인간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것인지, 만약 인정한다면 누가 침해책임을 져야 하는가 문제다. 김현경 교수는 “AI 창작산업 발달은 전통적 저작권 기반 수익모델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러한 혼란과 의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 본질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저작권 문제없는 생성형 AI 창작’ 도전장…카카오는 한발 물러서
생성형 AI를 둘러싼 저작권 갈등이 격화하기 시작한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이러한 일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플랫폼업계도 자체 초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과 별개로, 저작권 논쟁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네이버웹툰은 당시 신작으로 서비스하던 ‘신과함께돌아온기사왕님’ 한 회차 모든 컷이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곤혹을 치렀다. 이 논란 이후 1화 별점이 한때 1.99점(10점 만점)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웹툰은 이미지형 생성형 AI에서 불거지는 저작권 논란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실제 창작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창작자 툴을 지속 개발할 생각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8월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네이버웹툰이 가진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작가 이미지를 학습해 그 작가만을 위한 툴을 지속해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 AI를 집중 연구하는 ‘웹툰 AI’ 조직을 운영하는 동시에 AI 영역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창작을 돕는 기술부터 저작권 보호 기술 등 다양한 웹툰 관련 기술을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모티콘 입점을 계속 제한하는 방침을 유지 중이다. 올해 초부터 일부 창작자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이모티콘을 카카오톡 입점 제안한 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관련 이모티콘의 카톡 입점을 잠정 제한한 바 있다. 이어 카카오는 ‘단기적으로 AI 기술 활용 이모티콘 입점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소속 연구진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창작자와 전문가 의견, 현재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창작 생태계 발전과 혁신을 위해 AI 관련 정책은 중장기 관점에서 계속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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