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컨콜] 3분기 역대최대 호실적, AI부터 중동까지 움켜쥐다(종합)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안나 기자] 네이버가 경기둔화 속 2023년 3분기 역대최대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이 더욱 의미있는 점은, 비용 절감과 사업 수익성 개선만으로 일궈낸 성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AI 투자와 함께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성과까지 챙겼다.
올해 3분기 네이버는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다양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놓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도전 중인 가운데 중동지역 IT 기술 수출에도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올해 3분기 매출 2조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9% 전분기대비 1.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1% 전분기대비 2% 성장했다.
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중에도 네이버는 검색 효율, 콘텐츠 소비와 체류 시간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선보이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동시에 새로운 수익화 방안을 모색하고, 비용 구조의 신중한 재설계 작업을 진행해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 3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의미 있는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선제적으로 기술 변화에 대응하며 생성형AI 서비스 라인업과 수익화에 대한 네이버만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유했고, 10월에는 미래 기술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투자가 중동에서의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지난 8월 단(DAN)23 컨퍼런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라인업을 공개한 후, 생성형AI 모델 기반 다양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차세대 검색서비스 ‘큐:(Cue:)’를 내년부터 모바일로 확대 적용하고,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한 ‘커넥트X’를 이날부터 네이버 직원 대상 사내테스트에 돌입했다. 새로운 수익모델로 기대되는 고객 맞춤형 기업(B2B) 서비스도 이번달 실제 사용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AI 연구개발과 서비스 확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투자 비용 확대를 뜻한다. 네이버 올해 3분기 인프라비용은 157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8%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네이버는 AI 장비에 대해 적정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총 인프라비용은 당초 계획했던 매출 대비 7% 수준을 상향하지 않을 예정이다. 네이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세종’도 완공한 만큼,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설비투자비(CAPEX)는 올해보다 내년에 늘지 않을 것”이라며 “각제종 건설이 1단계 완료되면서, 데이터센터에 투입된 CAPEX가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제 AI 고도화에 필요한 GPU 투자를 계속 늘릴 계획이며, GPU 투자와 각세종 CAPEX에 대한 대체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기술투자는 중동지역 진출로 이어졌다.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억달러 규모(한화 약 1350억원)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를 포함한 5개 도시 대상으로 3D모델링 기반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운영, 도시계획과 모니터링‧자연재해 예측 등에 활용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 기술이 차세대 미래형 도시 구축 분야의 기업(B2B)‧B2G(정부)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도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사우디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사업적으로도 전부문 고른 성과를 나타냈다. 네이버 주요사업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8985억원 ▲커머스 6474억원 ▲핀테크 3408억원 ▲콘텐츠 4349억원 ▲클라우드 1236억원으로, 모두 전년동기대비 성장했다.
특히, 검색광고 및 온라인쇼핑 시장이 침체되는 상황 속에서도 네이버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는 검색 광고 비중 상승 영향과 커머스 내 공헌이익이 높은 여행 수수료 매출 높은 성장률에 기인한다.
서치플랫폼 경우 온라인광고 시장 약세에도, 플레이스 광고가 긍정적 역할을 했다.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플레이스 광고는 역대 최고 일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가 이어져,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0% 성장했다. 광고 효율도 높아지면서 9월말 기준 플레이스 과금 광고주 수 역시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한 13만명으로 확대됐다. 구글·메타 등 글로벌 유수 광고 플랫폼 중에서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곳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커머스 부문도 서비스 거래액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올해 3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4.3% 증가한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분기에 이어 수수료가 높은 브랜드스토어, 여행, 크림 비중이 확대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여행 관련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46.5%나 급증했고, 브랜드스토어 거래액도 같은 기간 15.9% 늘었다. 또, 패션·뷰티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스토어 수가 증가하며 3분기 기준 2000여개로 늘었다.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는 광고는 물론 라이브커머스 방송 ‘포시쇼’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효율적 인력 운용과 고효율 마케팅에 집중해 포시마크는 3분기 연속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 수는 전년대비 20% 이상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구독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전 분기 대비 4.3% 증가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지난 2일부터 초개인화 추천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새로운 네이버 앱을 선보였다”며 “앱 개편에 맞춘 새로운 광고, 인벤토리 발굴, 광고 효과, 정보 전달력이 높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매출 성장 회복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쪽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들이 드러났다. 지난 2분기 서비스를 시작한 숏폼 ‘클립’은 지난 8월 일평균활성이용자수(DAU) 100만명과 일평균 1000만뷰를 조기 달성했다. 스노우에서 출시한 생성형AI 기반 프로필 상품과 에픽 앱 리얼북 상품은 화제를 일으키며 신규 매출을 발생시켰다. 에픽앱은 56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웹툰 통합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5% 전분기대비 9% 성장한 4794억원을 기록했고, 일본에서는 히트 지식재산(IP) 등에 힙입어 만화 월간 이용자 수 1위를 달성했다. 웹툰 ‘입학용병’이 일본 라인망가에서 월거래액 16억원을 돌파하며, 올해 단일 작품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료 콘텐츠 외에도 일본 및 북미 지역 내 보상형 광고 상품을 도입하며 광고 매출도 상승 중이다.
한편, 네이버는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 역량이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김남선 CFO는 “올해 1월 포쉬마크 인수를 위한 대출은 총 8억달러 규모로, 이중 3분기까지 누적 4억8000만달러를 상환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 잔액도 추가로 감소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직간접 펀드 투자, 주식, 수익증권 등 비핵심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밸런싱을 지속하였으며, 3분기까지 누적으로 약 7000억원을 유동화하였고, 4분기에는 1000억원을 추가로 유동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새롭게 발표한 주주 환원 계획에 따라 624억원 상당 현금 배당을 8월22일 지급 완료했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약 353억원 규모 자사주를 11월 7일 기준으로 소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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