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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넷플릭스-SKB ‘세기의 소송’ 마침표…‘망사용료’ 운명은?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2020년 4월부터 진행해 온 ‘망이용대가’ 소송을 3년여 만에 공식 취하했다. 양측은 법적 분쟁을 종결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제휴와 기술협력 등 새로운 사업 파트너로서 관계를 재설정하기로 했다.

다만 ‘망이용대가’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두 회사의 법적 소송은 끝이 났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통신사간 망이용대가 갈등은 전세계에서 여전한 담론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유럽을 필두로 망 공정기여 법안이 제출돼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18일 넷플릭스와 SK텔레콤 및 SK브로드밴드는 “법적 분쟁을 종결하고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공동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양측의 소송이 공식 취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소송’으로 불린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간 망이용대가 소송이 끝을 맺으면서 이것이 전세계로 확전된 망이용대가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한국과 유럽에선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구글·넷플릭스 등 일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의 망 무임승차 문제로 갈등이 심했다.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들은 과거와 달리 CP들이 인터넷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인프라 고도화에 어느 정도 ‘공정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구글·넷플릭스 등은 망 투자 문제는 ISP들의 몫이라며 망이용대가를 회피해 왔다.

한국에서는 특히 통신4사 중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으며,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넷플릭스와 망이용대가 관련 직접적인 소송을 벌이면서 국내는 물론 비슷한 혼란을 겪고 있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만큼 이번 소송 취하는 여러모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합의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일단 사업자 입장에선 ‘윈윈’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IPTV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제공하지 못한 장벽을 해소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지난 1심에서 패소했던 넷플릭스는 이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할 경우 ‘망이용대가’ 지급 근거를 인정한 법적 사례로 각인될 수 있는 부담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선 그러나 망이용대가 관련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데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한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 투자 공정분담 관련 입법 시도가 계속돼 온 가운데, 이번 소송 취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엔 법제화보다 사업자 협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논리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넷플릭스와 SK 측은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코리아 오피스에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IPTV(B tv) 등에서 넷플릭스를 제공하고, 번들 요금제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를 통한 넷플릭스 결합 상품 및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2024년 상반기부터 순차 출시가 목표다.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수년간 축적해 온 대화형UX,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넷플릭스와 모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에서 더욱 많은 소비자와 접점을 이루는 의미 깊은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는 입장이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부문 부사장(VP)은 “한국 유무선 통신 및 미래 지향적 기술 업계에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의 파트너십은, 더욱 많은 한국 회원들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동의 고객을 위해 함께 걸어갈 여정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최환석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철학에서 출발했으며, SK텔레콤이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호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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