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검증 장비도 스스로 하자'…인텔 쿨림 SIMS 공장 가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텔은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쿨림(Kulim) 소재 인텔 캠퍼스에 위치한 인텔 시스템 통합 및 제조 서비스(SIMS)를 관장하는 KM2 시설을 글로벌 전문기자들에게 최초 공개했다.
이 곳은 인텔 시설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동안 테스트하고 검증하기 위한 장비를 제조하는 독특한 인텔만의 공장이기도 하다. 인텔이 1972년 미국 이외에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페낭에 캠퍼스를 구축한 이후 1995년 1시간 가량 떨어진 쿨림 지역에도 캠퍼스를 완성했다. 쿨림 캠퍼스 한 쪽에서는 지난 2021년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말레이시아에 70억달러(한화 약 9조원) 투자를 확정하면서 신규 어셈블리 시설(프로젝트 팔콘(Fancon)) 공사가 한창이다.
SIMS 공장은 전세계 인텔 팹 공장과 연구소를 위한 RVP(Reference Platform Validation) 마더보드와 테스트 도구를 생산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같은 도구 생산은 CPU 생산 주기 동안 계속해서 사용된다. 즉, CPU를 테스트하는 장비를 인텔이 직접 관여해 설계하는 방식이다.
일렬로 배치돼 있는 가장 끝단의 KM3 시설을 통해 KM2에 진입했다. 앞서 고글부터 장갑, 가운과 비슷한 길이의 방진복, 덧신을 신고 검색대를 통과해 좁은 통로를 통해 KM2로 들어간다. 통로 좌우측에는 각종 실험실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 시설도 마련돼 있다. 통로를 통과하자 넓은 공간에 SIMS 테스트 장비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SIMS 시설에서 탄생한 장비들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인텔 사업장에 배치된다. 생산된 반도체의 불량율을 낮추면서도 양품을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SIMS 시설의 과정은 다이 분류와 번인 테스트, 시스템 테스트 등으로 이를 통해서 실제 검사 장비를 디자인하게 된다.
처음으로 마주한 곳은 고밀도 번인(HDBI) 테스터다. 마찬가지로 SIMS에서 설계하고 제조했다. 이 장치는 인텔 공장에서 가능한 최단 시간 내에 회로 오류의 근본 원인을 디버깅하는 데 쓰인다. 인텔은 이같은 도구를 통해 번인 테스트 정확성과 속도를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들 수 없을 정도의 밀도와 무게를 갖춘 장치는 외부 리모컨을 통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기판을 고정해 놓고 360도로 회전시키면서 고장 유무를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고밀도 모듈러(HMDT) 테스터와 마주했다. 이 장치는 인텔 시설에서 배송 전에 제품을 분류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인텔에서 설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출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동시에 많은 테스터를 병렬로 사용할 수 있다.
녹색으로 칠해진 모듈러에는 무려 12개의 기판을 자유롭게 꽂고 뺄 수 있도록 해놨다. 설치도 간단하다. 기판을 꽂은 후 이를 고정하고 수냉식 배관과 내부 순환 배관을 연결하면 끝이다. 이렇게 완성된 모듈러는 각각의 테스트용 HDBI 장비와 연결된다.
이 밖에도 마더보드를 병렬로 연결해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며, 각각의 사용처에 맞춰 설계된 장비들을 통해 테스트가 진행되는 모습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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