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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텔 반도체 종착지 페낭 ‘PGAT’ 가다

페낭(말레이시아)=김문기 기자
인텔 페낭 PGAT 시설에 설치된 말레이시아 50주년 기념 조형물
인텔 페낭 PGAT 시설에 설치된 말레이시아 50주년 기념 조형물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페낭 소재 PGAT(Assembly and Test) 시설을 글로벌 전문기자들에게 최초 공개했다. 이 곳은 인텔이 반도체를 조립하고 테스트하는 대량 생산시설로 생산 직후 각 고객사에게 전달되는 최종 거점이자 종착지다.

인텔 PGAT는 말레이시아 페낭과 쿨림 지역 내 16개 시설 중 하나다. 이 지역에서 약 2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세계 반도체 수출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인텔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지난 2021년 팻 겔싱어 인텔 CEO는 70억달러를 투자해 쿨림 확장 및 페낭에 신규 패키징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 페낭 PGAT 입구에 들어서기 전 ‘IM50’을 가리키는 말레이시안 호랑이 캐릭터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인텔은 1972년 미국 이외에 지역으로 말레이시아를 첫 선택한 후 이곳에 인텔 어셈블리 시설인 A1을 구축한 바 있다. 바로 작년인 2022년이 말레이시아가 인텔에 첫 시설을 구축한지 50주년이 된 때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인 셈이다.

시설로 들어서자 내부 직원들의 눈총이 따갑다. 시설 자체가 일반인에게 첫 공개됐다고 하니, 그들의 생경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피켓을 든 인솔자를 주축으로 길게 늘어 선 줄을 마주하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했겠다.

가장 먼저 들어설 곳은 ‘PGA1’이었다. 이에 앞서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이물질로부터 최대한 깔끔해야 하는 시설이다보니 몸 전체를 가려야 했다. 후드부터 고글, 일체형 방진복, 덧신에 외부 장화까지 꼼꼼하게 입고 검문대를 통과해야만 시설 내부로 들어설 수 있다. 소지품도 들 수 없다. 수첩과 펜까지 내려놔야 한다. 혹시 모를 수첩에서 날 수 있는 먼지까지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

인텔 페낭 PGA1 내부 [ⓒ 인텔]
인텔 페낭 PGA1 내부 [ⓒ 인텔]

PGA1에서는 어셈블리 공정이 진행된다. 칩 부착 과정에서 쓸 수 있도록 패키징한 반도체 릴을 통해 PCB 기반 장착 과정(Attach)이 가장 먼저 소개된다. 반도체 릴은 마치 영사기에 장착시키는 필름과 같은 형태다. 이 릴을 장착시키면 필름 내부에 있는 반도체들을 꺼내 PCB에 안착시킨다.

이곳에서는 메테오레이크(인텔4 공정 기반 14세대 클라이언트 프로세서)와 폰데베키오(서버용 GPU 맥스)가 PCB에 올라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포베로스 공정까지 적용된 메테오레이크의 경우 해당 공정 자체가 단순하기는 하나 다른 쪽은 바쁘게 움직인다.

인텔 페낭 PGA1 내부 [ⓒ 인텔]
인텔 페낭 PGA1 내부 [ⓒ 인텔]

이후 에폭시(epoxy) 공정에 돌입한다. 응력이 다이 전체에 균일하게 분산되도록 해준다. 에폭스를 담은 로봇이 4개로 정렬된 다이를 바쁘게 오간다. 한번에 모든 면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한면씩 4곳을 모두 돈 후 다음 면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인텔 페낭 PGA1 내부. 에폭시 공정이 완료된 칩과 비교 [ⓒ 인텔]
인텔 페낭 PGA1 내부. 에폭시 공정이 완료된 칩과 비교 [ⓒ 인텔]

내부적 처리가 완료된 반도체는 외부 충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덮개를 씌워야 한다(Lid Attach). 접착을 위해 실란과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을 도포한다. 각 칩에 따라 도포되는 TIM의 모양이 다른 것도 눈에 띈다. 덮개의 경우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하다. 내부는 금으로 도금처리됐다. 발열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여기까지 공정이 완료되면 일반 사용자의 경우 PC 본체를 뜯으면 볼 수 있는 프로세서 모양과 비슷한 반도체가 완성된다. 사실상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형태는 모두 갖춘 셈인데, 마지막 관문인 테스트를 거쳐야만 품질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인텔 페낭에서 완료된 칩 [ⓒ 인텔]
인텔 페낭에서 완료된 칩 [ⓒ 인텔]

여기까지 PGA1에서의 공정이 마무리된다. 이후에는 트레이를 통해 PGA2로 이동한다. PGA2의 경우 고객이 쓸 수 있는 품질 확보를 위한 환경을 마련해놓고 있다. 다행이 이때부터는 후드를 벗을 수 있다.

이 곳은 번인(burn-in) 테스트와 전기저항 테스트를 거친다. 발열뿐만 아니라 전기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한다. 또한 고객 최종 제품 테스트를 위해 모방된 플랫폼에 각 칩들을 앉혀 테스트한다(PPV). 실제 플랫폼들이 기계 후면에 아파트와 같이 빼곡하게 층을 이루고 있다. 이 곳을 로봇팔이 분주히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칩을 내려놓고 빼내기를 반복한다. 한쪽 모니터에서 작동 유무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 PGAT 시설 내 고장분석 연구실을 운영해 각 칩에 대한 이상유무 및 품질 테스트를 병행하고 있다.

페낭(말레이시아)=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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