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 출신 김영섭, KT 차기 수장에 한발짝…경영공백 마침표 찍나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수개월째 계속된 KT 경영 공백을 끝낼 차기 수장 후보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발탁됐다. 경쟁사인 LG 출신 김영섭 후보가 KT 최고경영자(CEO)직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오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그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 KT 이사회, 최종 CEO 후보에 김영섭 낙점
4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으로 김영섭 전 사장을 확정하고 8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앞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종후보군으로 김영섭 전 사장과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학교 교수 3인을 선정했는데 이들 중 단독 후보로 김 전 사장을 택한 것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3인에 대한 심층면접에서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KT 이사회 윤종수 의장은 “김영섭 후보는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 및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영섭 후보는 다년간의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향후 KT 미래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평가됐다.
◆ 정통 LG맨의 KT 대표직 도전, 기대·우려 공존
김영섭 후보자는 195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럭키금성상사(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부장 및 상무를 역임한 정통 LG맨이다. 2003년 LG CNS로 넘어가면서 IT업계에 발을 들였고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회사 살림을 챙기며 재무통이란 수식어도 얻었다. 2014년 LG유플러스 CFO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이듬해 LG CNS로 복귀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 후보는 LG CNS 대표였을 당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회사 수익성을 개선한 경험이 있는 만큼, 50여개 계열사와 5만명 이상 임직원을 가진 KT에서도 방만 경영을 바로잡을 인물이란 기대가 나온다. KT 내부적으로는 그러나 그의 구조조정 이력이 마뜩잖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접적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다녀간 정통 LG맨이 KT 새 대표로 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여기에 김 후보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소유분산기업으로 오너 경영자가 없는 KT는 그간 신임 CEO를 선임할 때마다 정치적 외풍 논란이 빈번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맥락에서 그의 이해관계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 김영섭 후보, 8월 말 임시주총서 선임 여부 결정
KT는 이달 말 임시 주총을 열고 김 후보자를 차기 CEO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후보자는 바뀐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어야 CEO로 공식 선임될 수 있다. 선임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차기 CEO는 오는 2026년 정기 주총까지 2년7개월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도전을 시작으로 차기 CEO 선임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후 여러 굴곡을 겪으며 사실상 8개월째 경영 공백을 겪고 있다. CEO 경선에서 최종 후보자로 뽑혔던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은 내부 인사라는 이유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모두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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