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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유코발트, 북미 진출 포기 안 했다…”상황 보며 준비 중”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기자
이원찬 화유코발트 부총경리가 18일 열린 배터리 리사이클링데이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원찬 화유코발트 부총경리가 18일 열린 배터리 리사이클링데이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세계 1위 코발트 공급기업인 화유코발트가 미국의 견제에도 여전히 북미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차선으론 한국 내 합작공장 설립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찬 화유코발트 부총경리는 SNE리서치가 18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SNE리서치 배터리 리사이클링데이 2023’에 연사로 참석해 화유코발트를 소개했다.

2022년 중국 절강성에 설립된 화유코발트는 중국 상해 증시에서 시총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2차전지 광물·소재 기업이다. 시장 기준으론 삼원계 2차전지 주요 소재인 코발트 생산·공급 세계 1위, 양극재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 세계 2위, 하이니켈 양극재 글로벌 3위다. 2017년 리사이클링 자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3사가 모두 포함돼 있고 폭스바겐, BMW, 테슬라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완성차 제조사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입지에 최근 전세계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이 화려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화유코발트는 마냥 웃을 수 없다. 태생이 중국 기업인 탓이다.

현재 전세계 주요 2차전지 기업이 모두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이 넘치는 미국으로 집결하고 있는데 화유코발트와 CATL 등 중국 기업은 예외다. 미국이 IRA 보조금 지급 조건 중 FEOC(해외우려국가)에 해당하는 나라에서 조달된 광물이나 부품을 사용한 배터리와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못박은 까닭이다.

아직 FEOC의 상세요건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미국과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FEOC 지정이 확실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중국기업들의 미국 투자와 현지진출을 막고 있는 요소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도 ‘기회의 땅’ 미국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은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지분 100%를 갖고 CATL이 기술 라이선스만 주는 방식으로 미시간주에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종의 IRA 우회전략이다. 이 같은 방식을 미국 정부가 허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올해 4월 테슬라 역시 같은 방식으로 텍사스에서 CATL과 합작공장(JV) 건설 추진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화유코발트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부총경리는 이날 화유코발트의 글로벌 시장 계획을 설명하면서 “북미는 IRA와 FEOC 때문에 지켜보는 상황이지만 (진출을) 준비는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IRA 이슈로 한국에 공장을 짓는 일이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규제 불확실성만 해소되면 언제든 북미 진출을 재개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더불어 한국을 통해 해외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구미공장. [ⓒ LG화학]
LG화학 구미공장. [ⓒ LG화학]

화유코발트와 한국 기업들의 인연은 각별하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화유코발트와 중국 현지에 ‘절강포화(양극재 JV)’, ‘절강화포(전구체 JV)’를 운영 중이며 포스코퓨처엠의 코발트 핵심 공급사다. 지난 5월에는 경북도, 포항시, 포스코퓨처엠이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블루밸리산단에 전구체·음극재 공장을 짓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LG화학도 2022년 5월 화유코발트 자회사와 경북 구미에 양극재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을 통해 전세계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회사다. 화유코발트가 북미에 직접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미국에 진출하지 않아도 IRA 혜택을 볼 수 있는 국내 양극재 기업들과 손잡으면 간접적으로 이익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아직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포드와 CATL의 합작 사례와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과의 국내 JV 설립에 대해 미국이 아직 판단 근거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련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만약 중국이 (미국 IRA 법안이 규정하는) 해외우려국가(FEOC)로 지정되고, JV 지분을 완전 배제해야 한다면 LG화학이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미국이 중국에 ‘살길’을 열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시점 중국의 2차전지 원료 공급망 장악력이 대체 불가능한 수준으로 높은 까닭이다. 당초 6월 중 발표가 유력했던 FEOC 세부지침 발표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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