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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 불법유통 꼼짝 마” 전담팀 꾸린 카카오엔터, 최근 성과 들여다보니

이나연 기자
카카오엔터 불법 유통 대응팀 ‘피콕’ 모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 불법 유통 대응팀 ‘피콕’ 모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간 차단한 글로벌 주요 검색 사이트 및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내 불법 웹툰, 웹소설은 약 1420만건이었으며, 이는 2차 백서(2022년 4~11월) 당시 667만건에서 112% 증가한 수치다.”

1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웹툰·웹소설 불법유통 대응 전담팀 ‘피콕(P.CoK)’이 이룬 지난 6개월간 성과에 관한 3차 백서를 발간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지난 3년간 독자적으로 구축한 글로벌 불법 사이트, 커뮤니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자체 차단 기술 노하우 등이 집약된 결과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총 80페이지에 달하는 백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역시 크게 증가한 불법물 차단 건수였다. 최근 6개월간 피콕이 차단한 글로벌 불법 웹툰·웹소설 약 1420만건을 바탕으로 카카오엔터가 추산한 올해 불법물 삭제 건수는 총 2800만여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불법 유통 판치는 글로벌 시장일찍이 칼 빼든 카카오엔터

카카오엔터는 지난 2021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불법유통 대응 전담팀을 발족했다. 창작자들에게 물질적·정신적으로 심각한 손해를 끼치는 불법 유통에 대한 사전 예방은 물론, 발 빠른 추적과 차단을 위해서다.

실제로 국내뿐만 아니라 영어권·중화권·동남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수많은 플랫폼과 창작자들이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먼저, 한국에서는 웹툰을 도박·성인 광고 불법사이트로 2차 유입을 위한 미끼 역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사이트 변환 주소를 실시간으로 공지하는 주소모음 사이트나 변환 주소 공지용 SNS 채널도 활성화돼 있어, 불법사이트 차단 속도가 생성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영어권은 불법 웹툰·웹소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언어권이다. 특히 영문 불법 번역물이 유통되는 동시에 타 국가 언어로 재번역돼 국가별 불법 웹사이트 및 커뮤니티로 유포되는 2차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영어권 번역 그룹은 국내 불법사이트에서 일차적으로 작품 회차 스크랩 후 번역 작업, 원본 언어 제거 작업, 검수 작업 등 세분된 공정을 통해 불법 번역과 유통을 진행한다.

중화권 경우, 영상 플랫폼 불법 유통 트래픽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구글 등 글로벌 앱 마켓이 아닌 중국 내수용 앱 마켓을 통한 불법 유통과 안드로이드에서 앱 설치파일(APK) 형태 불법 만화 파일 배포를 통한 불법 유통이 성행하는 중이다. 그 외 인도네시아는 웹툰 불법사이트와 커뮤니티 운영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체계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면, 태국은 웹사이트 내 도박 광고 배너를 통한 수익 창출 및 일정 금액을 내면 모든 작품을 수량에 상관없이 볼 수 있는 ‘VIP 구독 시스템’이 활성화됐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 불법 유통 대응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피콕은 불법 웹툰·웹소설을 포함해 단속 체계도 이전보다 확장하는 모습이다. 카카오엔터 지식재산권(IP)을 무단 활용한 불법 캐릭터 굿즈나 인쇄물 등 2차 저작물도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예컨대, 아마존에서 불법 판매되던 웹소설 출판물을 삭제했으며, 티셔츠 프린팅 업체에서 판매 중인 IP 불법 활용 티셔츠 판매를 금지했다. 공백 없는 저작권 보호 조치를 위해 불법사이트만이 아니라 글로벌 공식 웹툰·웹소설 플랫폼까지 전방위적 모니터링도 진행했다.

무엇보다 피콕이 공들인 부분은 불법유통 문제 해결에서 가장 본질적인 저작권 인식 개선 활동이다. 이를 위해 저작권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를 활동 대상 국가로 선정, 올 상반기 ▲불법사이트 운영자·이용자 인터뷰 ▲불법 유통 근절 서약식 ▲불법사이트 운영자 양지화 ▲브랜드 서포터즈 대상 저작권 인식개선 교육 및 불법 근절 캠페인 등을 수행했다.

지난 2020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인터넷 사용자의 63% 이상이 불법 유통을 하는 국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인도네시아 콘텐츠 산업동향’과 ‘2022 인도네시아 콘텐츠 시장분석보고서’는 인구가 전 세계 4위(약 2억8000명)인 인도네시아가 드라마·예능 등 방송과 K팝을 중심으로 K컬처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피콕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현지로 가 불법사이트 운영자 1명과 이용자 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위해 피콕이 지난 1월5일~1월8일 30명과 접촉한 결과, 5분의1에 해당하는 6명이 응답한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들과 대화를 마친 이후 피콕은 이들과 불법 근절 서약식을 진행했다.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카카오웹툰을 더 이상 불법 번역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웹툰은 정식 사이트에서 소비하라’는 글을 웹사이트에 올리는 모범 사례도 구축했다. 관련해 트위터에 올린 불법 유통 근절 인증샷은 약 2만명 이용자가 ‘좋아요’, ‘리트윗’ 등으로 호응한 바 있다.

불법유통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이호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무실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백서를 발간해 불법유통 대응 노하우를 업계에 공유할 계획”이라며 “불법물 단속 체계 역시 지속 고도화해 창작 시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글로벌 불법물을 근절하고 창작자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엔터와 피콕은 올 하반기부터 독점 유통작에 대한 저작권 보호 리포트를 작가와 콘텐츠 제작사(CP)에 분기별로 발송하며 불법물 신고 창구 안내 및 창작자와 소통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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