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옥타 아시아 부사장 “편의성과 보안, 놓칠 수 없는 핵심 가치”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늘날 편의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가치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더 나은, 개인화된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원할 때 쉽게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 높은 보안성도 바라고 있다. 서로 상반된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네빌 빈센트 옥타 아시아 부사장)
네빌 빈센트(Neville Vincent) 옥타 아시아 부사장은 28일 옥타가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조사한 ‘2023 고객 아이덴티티 트렌드 보고서’를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는 로그인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높은 수준의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옥타는 2009년 설립된 기업이다. 아이덴티티(ID) 및 접근 관리, 국내에서는 계정접근관리(Identity and Access Management, 이하 IAM)라고 불리는 솔루션 분야에서 최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옥타는 2021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옥타가 공개한 보고서는 14개 국가 소비자 2만15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포함됐다. 모든 참가자는 18세 이상으로, 한국인 설문 응답자는 전체의 7%인 1505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본인의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어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소비자의 86%가 보다 강력한 제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83%)와 공공(81%)이 그 뒤를 이었는데, 민감하거나 개인적인 정보를 다루는 산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세계 소비자의 절반 이상(51%)이 정부나 기술 기업, 비영리 기관 대신 본인 스스로 본인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보호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등을 바탕으로 하는 마이데이터와도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공공 등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빈센트 부사장은 “나에게는 80대의 아버지와 10대의 딸이 있다. 아버지와 딸 모두 보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보다 이용하기 쉬운 서비스이길 요구한다. 내가 원할 때 어렵지 않게 로그인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보안은 지켜지길 바란다. 기업들은 편의성과 보안을 동시에 제공하고, 또 80대와 10대를 함께 만족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빈센트 부사장의 주장은 한국 사회에서 익숙한 내용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금은 공동인증서로 이름을 바꾼, 공인인증서 제도다. 까다로운 인증서 설치와 인증 과정 등으로 공인인증서는 ‘없어져야 할 규제 상위권’으로 꼽힌 바 있다. 숱한 비판 끝에 2020년12월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다. 최근에는 금융인증서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패스 등 간편인증서들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는 “디지털 경험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로그인 경험이다. 일단 로그인이 되면 경험이 형성된다. 로그인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디지털 경험은 아예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로그인을 할 수 있느냐가 디지털 경험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피력했다.
옥타의 조사 내용 중에는 소비자가 로그인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아시아태평양 응답자 중 35%는 특정 요건에 맞게 비밀번호를 만들어야 할 때 불편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또 63%는 한달에 한번 이상 ID 또는 비밀번호를 잊어 로그인할 수 없는 일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27%는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마다 비밀번호를 새로 만들어야 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옥타는 사용하는 계정이 많을수록 문제가 많아진다고도 지적했다. 또 한국은 호주, 일본 등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특히 많은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고도 전했다. 50개 이상 계정을 보유 중이라고 응답한 한국 소비자는 일본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이와 같은 옥타의 조사 결과는 한국이 여느 국가에 비해 계정에 의한 문제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옥타는 이처럼 복잡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이덴티티와 관련된 다양한 범위의 기술을 제공하는 중이다. 높은 권한이 필요한 개발자나 관리자 등을 위한 플랫폼부터 정직원과 계약직 직원, 협력사의 외부 직원과 같은 기업 사용자 계층 전반, 나아가 일반 소비자들에 이르기까지 아이덴티티 및 접근, 보안에 대한 기술을 갖췄다.
옥타의 기술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된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 기업들이 주요 타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제조업이나 디지털 네이티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 C&C, 쿠팡 등이 이미 옥타의 솔루션을 도입한 상태다.
공공이나 금융도 옥타의 잠재적 고객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뱅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업 상당수가 옥타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다만 해외에 비해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률이 저조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시간이 해결할 문제다.
빈센트 부사장은 “옥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출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우선 제조나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에 집중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공공과 금융까지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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