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권' 다시 쥐고픈 인텔… "독일에 42조원 투자", 보조금 규모 14조원 추산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공장 확장에 4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달에만 세 번 연속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 유럽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해 산업 주도권을 되찾겠다던 인텔의 계획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총리실에서 인텔이 독일공장 확장에 300억유로(한화 약 42조10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협약에 서명했다.
전제 조건은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었다.
인텔 측은 구체적인 보조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독일 정부가 100억유로(약 14조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약속했던 68억유로(약 9조5000억원)보다 늘어난 액수다.
숄츠 총리는 "오늘 합의는 독일이 첨단기술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계"라며 "자체 반도체 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강화할 투자"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는 앞서 인텔이 발표한 유럽 공급망 계획의 일환이다.
인텔은 향후 10년 동안 유럽 내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800억유로(약 112조15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인텔이 주목한 지역은 독일뿐만이 아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폴란드에 46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투자해 브로츠와프 인근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럽 외 지역에서도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텔이 250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자해 자국에 새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아시아에 대한 반도체 편중 현상을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겔싱어 CEO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반도체) 산업을 아시아에 잃었다"라며 "산업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우리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텔에게 유럽은 반도체 사업을 강화할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아시아와 미국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을 역내로 가져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회원국들의 제품 생산 비중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달에는 유럽 내 반도체 연구 프로젝트에 공공자금 80억유로(약 11조2000억원)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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