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공백 후폭풍]③ 새 주인 찾는다지만...가능성 '글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5G 28㎓(기가헤르츠)대역 주파수의 새 주인을 찾는다.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5G 28㎓ 대역 주파수에서 손을 떼자 해당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모집에 나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8㎓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 중으로, 해당 주파수 대역 할당 공고를 통해 6월 중 세부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1일 SK텔레콤에 대한 5G 28㎓ 주파수 할당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SK텔레콤을 끝으로 이동통신3사 모두 5G 28㎓ 대역 주파수에서 손을 뗐다.
회수된 주파수 대역은 신규 사업자에 공급된다. 정체된 통신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메기’를 찾겠다는 각오다.
실제 과기정통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8㎓ 신규사업자 지원방안을 보면 이전과는 다르다. 과거 신규사업자 발목을 잡았던 게 ‘자금조달 능력’이었던 만큼 이번 지원방안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내는데 집중됐다.
이에 28㎓ 신규사업자는 전국이 아닌 핫스팟 지역에만 설비를 구축하면 된다. 그 외 지역에 대해선 알뜰폰(MVNO) 사업자와 같이, 기존 통신사로부터 5G 3.5㎓ 혹은 LTE망을 도매로 제공받아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다.
과기정통부는 총 300곳의 핫스팟 지역에 설비를 구축하는데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정책금융을 통한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역시 조달하기로 공언, 제4이통 진입의 걸림돌이었던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핫스팟 지역에서 28㎓ 기지국을 활용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지는 결국 28㎓ 신규사업자가 찾아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28㎓와 같은 밀리미터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에 약하고 커버리지가 짧아 B2C에서 활용하기엔 제한적이다.
이에 미국의 경우 28㎓ 기지국을 경기장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경기장에서 5G 28㎓ 대역을 활용해 가상게임·경기에 대한 멀티뷰(Multi-View) 등의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은 슈퍼볼에서 끊김없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밀리미터웨이브를 활용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하고, 28㎓를 B2C에서 활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 더욱이 수익이 날 만한 서비스는 발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28㎓ 대역을 B2C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서비스가 먼저 받쳐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게다가 이런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통신업이 사업자들에 그렇게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일각에선 통신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들이 28㎓ 신규사업자 후보로 언급되는데 기존 통신사와 제휴를 맺는 등 협력하는 방안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부분이 기존 통신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통신사를 적으로 돌리고 큰 비용을 들여 통신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5:3:2로 고착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냐도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수익성을 우선하는 사업자들을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하는 정부의 입장에선 28㎓를 그저 애물단지로 남겨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신시장 경책촉진 정책방안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서 “ 최근 통신사에서 발생한 서비스 장애는 이러한 분위기에 안주하는 가운데 경각심이 사라진 결과가 아닌가 살펴봐야 한다”라며 통신시장 내 경쟁 촉진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한 가운데 이번엔 신규사업자를 통신시장으로 진입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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