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놓칠 수 없다"...미중 신경전 속 머스크가 방중한 이유
- 머스크, 중국 외교부장 만나 "공급망 단절 반대"
- 美 '대중 압박'에도 테슬라 사업확장 계속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친중 행보를 재개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머스크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 내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30일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머스크와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회동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설명에 따르면 머스크는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마치 샴쌍둥이처럼 얽혀 있다"라며 "테슬라는 공급망 단절(디커플링)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민은 부지런하고 지혜롭다"라며 "중국의 발전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친 부장은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 대한 전망은 광활하다"라며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할 것이며, 테슬라를 비롯한 각국 기업에 더 나은 사업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중 신경전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친 부장은 "중국의 발전은 세계를 위한 기회"라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는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유익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외교부 수장이 해외 기업 대표와 단독 회동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머스크와 친 부장이 악수를 나누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핵심 산업 행사가 열릴 때마다 "중국이 이룬 경제적 번영은 놀랍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 "중국이 디지털화 선도국이 됐다는 게 나의 솔직한 입장" 등의 발언을 했다.
특히 머스크의 이번 방중은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치열해진 가운데 추진돼 주목을 받았다. 미국은 전기차 등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각종 정책과 제재안을 쏟아낸 상태다.
그럼에도 머스크의 '중국 뚝심'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중국은 (이번 회동을 통해) 사업 개방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머스크는 중국에서 자동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테슬라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해 테슬라 전체 매출의 22.3%는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1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모델Y 차량을 26만7171대 판매했는데, 중국에서만 9만4469대가 팔렸다. 미국(8만3664대), 유럽(7만1114대)과 비교했을 때 중국 시장 판매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셈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부상으로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머스크의 발등에 불을 지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10%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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