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정부와 국회에 국가경쟁력을 저해하고 국내 디지털 산업을 위축시키는 온라인 플랫폼 법 제정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국내외 정보기술(IT)업계에서 무한 경쟁이 시작된 데 따라 플랫폼 성장을 억누르는 법안은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국내 온라인 플랫폼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취약한 상황”이라며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기존 공정거래법으로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데도, 글로벌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17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 입법 동향에 있어 해외는 정반대 모습을 보인다. 미국과 중국, 대만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 동력 등을 고려해 ‘온라인 플랫폼 산업 발전’으로 규율 방식을 전환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 경우, 자국 플랫폼 시장을 미국 빅테크가 장악한 현실과 관련 법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EU 플랫폼을 육성하고 미국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한 규정도 마련했다.

인기협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산업 등에 대한 실태조사나 근거 없이 국내 인터넷 기업의 외형적 모습만을 보고 판단해 선제적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법제화하면 국내 플랫폼 기업의 혁신 시도는 위축될뿐더러, 국내 스타트업은 엑시트가 어려워지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근거 없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법 제정 시도를 중단하고, 해외 시장·규제 흐름 변화, 자율규제 등을 고려한 온라인 플랫폼 진흥 및 육성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기협은 “지금 정부와 국회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지원할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며 “다른 국가들과 동등한 기업 환경, 경쟁 여건 조성을 위한 입법 지원과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