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용진 행차한 미래형 이마트엔 ‘테크’가 없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 3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했다. 이 점포는 장장 6개월 리뉴얼 기간을 거쳐 한 달 전 재개장한 곳으로, 이마트가 ‘미래형 대형마트’ 표본이라고 내세운 곳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에선 미래형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요소를 찾기 힘들었다.
미래형 마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레 첨단기술이 곳곳에 도입된 장면들을 상상하게 된다. 연수점에서 볼 수 있었던 테크 관점 요소들은 치킨을 튀기는 협동 로봇과 매장을 돌아다니는 안내 로봇, 키오스크, 스마트팜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을 가지고 미래형 마트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연수점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기기와 로봇은 미래형이라기보단 지극히 ‘현재형’이다. 치킨을 튀기는 협동로봇이 등장한 건 벌써 수년 전일이다. 최근 이 협동로봇은 1인 운영 매장 핵심 상품으로 떠올랐다. 즉 이마트 연수점까지 가지 않고도 동네 조그만 치킨 가게에서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연수점에 설치한 ‘스마트팜’도 마찬가지다. 계절 상관없이 식물을 직접 재배하고 먹는 식물재배기는 ‘LG틔움’을 비롯해 해외 중소기업에서 즐비하게 판매한다. 미니 식물재배기는 젊은층 사이 인기 집들이 선물로도 꼽힌다. 이들에겐 이마트 스마트팜이 전혀 새로운 요소가 되지 못한다.
실망감이 더 컸던 건 최근 몇년간 정용진 부회장이 강조하는 키워드가 ‘디지털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이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라며 “온전한 디지털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신세계그룹이 디지털 대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한 이유로 고객 관점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미국 아마존은 오래 전부터 무인매장 ‘아마존고’를 시도하고 있다. 월마트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했고, 고객 쇼핑 경험 개선을 위한 테크 솔루션을 기업들에 판매도 한다. 이들과 비교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미래형 마트를 언급하면서도 푸드·리테일테크 측면 강점 요소를 하나도 내세우지 않았다.
첨단기술은 일차적으로 운영효율을 위한 목적이 크지만 궁극적으론 고객에 새로운 쇼핑 경험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테크 기반 강점이 없는 이마트가 흥행한다면, 이는 ‘미래형’이라는 혁신적인 요소보다 팬덤을 보유한 정 부회장 방문 홍보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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