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어떻게 잘 쓸 것인지 고민할 때 됐다”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은 클라우드를 기술로만 바라봤다. 그러나 이제는 서비스로 봐야 할 시점이다. 어떻게 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정보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것인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한양대학교 신민수 교수)
3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클라우드 행사 ‘AWS 서밋 서울 2023’을 개최했다. 4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행사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메가 트렌드 ▲금융 및 핀테크 ▲통신 및 미디어 ▲리테일 및 디지털커머스 ▲제조 및 하이테크 ▲공공부문 등 7개 트랙별로 90여개 세션이 마련됐다.
공공부문 트랙의 첫 세션은 ‘클라우드 정책의 현재와 미래: 전문가 대담’을 주제로 진행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 중인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 토의가 이어졌다. 패널로는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법무법인 율촌 손금주 변호사, NC소프트 정보보안센터장인 신종회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건국대학교 이영범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에서 신 교수가 주안점을 둔 것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그는 국내 SaaS 기업이 굉장히 늘고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도 서비스형 인프라(IaaS)보다는 SaaS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원칙을 세웠다. 공공 부무에서는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SaaS를 더 많이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년까지 정부기관의 자원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공공에서 발생하는 클라우드 수요가 기업들에게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공기관들이 전체 시스템 중 일부만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예산이 당초의 2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점 등을 꼬집었다.
그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 부문이 수요를 일으켜 줘야 하는데 예산이 축소되며 이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의 등급제 개편이 이뤄졌다. 하 등급에 한해 논리적 망분리가 허용되면서 해외 클라우드 기업이 공공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이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지는 패널 토의에서도 클라우드 정책을 둘러싼 여러 의견이 제기됐다.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는 “작은 기업일수록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비즈니스 계획을 세워야 생존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내 클라우드를 베이스로 하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큐브랩은 매출의 90~95%가량이 해외에서 발생 중이다.
CSAP 등급제 개편도 이날 세션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NC소프트 신종회 CISO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은 첫째가 비용, 둘째가 보안이다. 그리고 CSAP 등급제 개편으로 보안에 대한 우려는 계속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를 채택한 가운데 보안 문제를 해소한 방법으로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를 제시했다. 네트워크 경계를 중심으로 보안을 강화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 네트워크에서도 계속해서 신원이나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클라우드 도입 환경에서도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로 트러스트를 가장 강하게 추진 중인 것은 미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연방정부 기관 모두에게 적용되는 사이버보안 개선 명령을 공포한 바 있다.
건국대학교 이영범 교수는 “CSAP 등급제 개편이 표면적으로는 보안 문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과 위축 이슈”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진입장벽을 세우는 것은 경쟁에 노출되지 않는, 보호된 시장에서 안주하는 그런 효과가 있다. 이게 단기적으로는 필요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적절할지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리 클라우드 기업들도 기술력을 갖춰서 해외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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