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LG유플러스가 6G 시대를 대비한 주파수 확장 기술 선점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28기가헤르츠(㎓) 등 5G 고주파 영역에서 기술 한계로 투자를 이어가지 못해 주파수를 회수 당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테라헤르츠(㎔)에 달하는 초고주파 영역의 손실을 줄이는 것으로, 앞선 한계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24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항공과대학교 홍원빈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 기술을 소개했다. 일명 ‘지능형 거울’로 불리는 RIS는 6G 후보 주파수 대역인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주파수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대역폭이 넓은 대신 파장이 매우 짧은 초고주파수의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테라헤르츠 주파수는 장애물이 있는 환경(NLoS, Non-Line-of-Sight) 혹은 실외 기지국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상황(O2I, Outdoor-to-Indoor)에서 전파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 손실을 최소화 해야 통신 품질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이들이 개발한 RIS 기술은 총 3개로 나눠진다. 주파수를 반사하거나, 투과하거나, 흡수하는 방식이다. 반사 타입은 전파의 경로를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형성해 일반적으로 전파가 도달할 수 없는 지역으로 전파를 전달, 전파 도달거리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투과 타입의 경우 전파의 경로 중 유리를 투과할 때 발생하는 반사 손실을 감쇄해 전파가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흡수 타입은 전자파의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소실시켜 보안 시설 등에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자연계에서 전파는 매질(공기와 같이 파동이나 물리적 작용을 다른 곳으로 옮겨주는 매개물을 만나면 반사·회절·굴절·간섭 등 특성을 지니는데, 이처럼 전파의 특성을 인위적으로 조정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RIS를 통해서는 테라헤르츠 대역을 활용하는 6G 무선 통신 인프라 구축 시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 5G 통신 대역이나 다양한 6G 후보 주파수에도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 6G RIS가 얼마큼 전파 손실을 막아줄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홍원빈 교수는 “테라헤르츠 대역에서의 상용망이 없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부족하다”면서 “아직 6G RIS가 ‘얼마큼 개선을 만들어낼 것’이라 말하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다만 “RIS가 있을 때 110배 정도 신호 증가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신호를 증폭하기 위해 들어가는 중계기 설비 비용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기지국 장치 구축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KT와 함께 정부로부터 28㎓ 5G 주파수를 회수당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를 포함한 통신3사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약한 28㎓의 기술적 한계를 토로해왔다. RIS는 기가헤르츠를 넘어 테라헤르츠 대역에 대한 주파수 확장 기술인 만큼 같은 한계에 대비할 수 있다.

조제훈 LG유플러스 액세스선행기술팀장은 “28㎓ 등에서도 RIS 적용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아직 시제품이라 검토할 것이 많다”라며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며 현재로서는 6G에 필요할 것으로 여겨지는 각각의 기술 요소를 검증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해당 기술을 B2B(기업용)는 물론 B2C(개인용)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도 있다. 홍 교수는 “조명에도 설계가 필요하듯, RIS도 옵션이 굉장히 많다”면서 “연구 단계에서 B2B와 B2C를 함께 보고 있고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