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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LoL 세계관과 핵앤슬래시 절묘한 조화…라이엇포지 ‘마력척결관’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마력척결관: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는 단순히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이하 LoL)’ 지식재산권(IP)만 믿고 개발된 게임이 아니었다. LoL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것은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점 중 하나일 뿐이다. 마력척결관은 원작 게임 세계관 팬들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에 더해 스킬 난사를 통한 핵앤슬래시 쾌감을 적절히 잘 섞은 재밌는 게임이었다.

라이엇게임즈 퍼블리싱 레이블 라이엇포지는 지난 19일 스페인 인디 게임사 디지털선게임즈와 함께 신작 마력척결관:리그오브레전드 이야기(이하 마력척결관)을 출시했다. 라이엇포지가 지난 2021년에 선보인 ‘몰락한왕’과 ‘마법공학 아수라장’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리그오브레전드 이야기’ 시리즈 게임이며, 싱글 플레이 기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개발됐다.

◆“LoL 세계관 팬들 좋아하겠네”…캐릭터 입체적 묘사 집중=게임 시작 첫 장면에는 LoL 세계관이 낯선 이용자를 위한 스토리 컷신이 마련됐다. 컷신에는 이 게임 주인공 ‘사일러스’에 대한 배경 스토리가 담겼다. 마력척결관 게임 스토리는 사일러스가 데마시아 왕국 감옥에서 탈출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감옥에서 탈출한 사일러스를 성장시키고, 동료를 모아 데마시아 왕국을 대상으로 혁명을 준비하는 것이 게임 목표다.

마력척결관 게임 스토리 가장 큰 특징은 원작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데마시아 왕국 이면과 사일러스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는 것이다. 원작 세계관에서 데마시아는 평화를 수호하는 정의로운 왕국처럼 묘사되지만, 마력척결관에서는 평화 이면에 가려진 불의의 모습이 강조됐다. 반대로 원작에서 악인으로 표현된 사일러스 행동에 대해서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등 입체적인 서사 전개가 눈에 띄었다.
예컨대, 데마시아 왕국 수뇌부는 사일러스를 잡아들이기 위해 일반 시민들에게 그가 일반 시민도 마구잡이로 죽이는 살인마라는 거짓 소문을 내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사일러스는 이 상황을 덤덤히 받아들이며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는 담대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마력척결관 개발진은 지난 12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처음 LoL 세계관을 접한 이용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인트로 컷신을 마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LoL IP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무한 이용자라면, 간단하게라도 인터넷에 사일러스와 데마시아 왕국 등에 얽힌 스토리를 검색해보길 제안한다. 더욱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전 공부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쿨타임·마나’ 없는 사일러스로 즐기는 ‘핵앤슬래시’=마력척결관에서 사일러스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스킬도 원작 LoL과 거의 흡사하다. 사슬을 휘둘러 적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때로는 사슬을 던져 대상을 묶고 돌진하는 등 스킬 콘셉트와 모션이 고스란히 고증됐다.

기본 스킬에 ‘쿨타임(Cool Time)’과 ‘마나(자원)’가 없는 점도 매력적이다. LoL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캐릭터가 스킬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다. 마나가 한정돼 있으며, 한번 스킬을 사용하고 나면 일정 시간 기다려야 하는 쿨타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엔 쿨타임과 마나가 없어 스킬을 마구 난사하며, 몰아치는 적들을 한번에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LoL 세계관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으며, LoL 원작 게임에서도 사일러스 캐릭터를 플레이해 본 경험이 있었던 덕분에 어렵지 않게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LoL 원작을 플레이 해보지 않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지점도 있다.

LoL 원작에서도 사일러스 캐릭터는 조작 난이도가 높은 챔피언에 속하기 때문에 아예 LoL 게임을 모르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킬 특징이나 연계 공격 등을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LoL 원작과 다르게 이용자 간 전투(PvP) 게임이 아닌 싱글 플레이 게임이다. 못한다고 해서 같은 팀원으로부터 원망을 들을 일은 없으니 천천히 익혀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일러스 ‘꽃’ 궁극기로 풀어낸 전략성=가장 중요한 것은 LoL에서도 사일러스 꽃으로 불리는 궁극기 스킬 ‘강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강탈은 사일러스가 적 스킬을 훔쳐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다. 원작 강탈과 마력척결관 강탈의 다른 점이 있다면 마력척결관에서는 강탈을 연달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력척결관 개발진은 이 강탈 스킬을 통해 게임이 자칫 단순한 핵앤슬래시 장르로 빠지는 것을 막았다. 강탈을 통해 뺏을 수 있는 스킬에 원소 개념을 도입해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공격을 가하는 등 직관적인 전략성을 가미했다.

예컨대, 메인 스토리 1에는 ‘불’과 ‘얼음’ 원소 두 가지 속성을 지닌 몬스터가 등장한다. 몬스터는 반대되는 속성 공격에 2~3배 대미지를 입기 때문에, 얼음 속성 몬스터로부터 스킬을 빼앗아 불속성 몬스터에게 사용하면 더 빠르고 쉽게 적을 처치할 수 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 이 원리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쉬움’ 난이도를 택했다 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보스 몬스터에게는 기본 공격 대미지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원소 요소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첫 번째로 만난 보스 몬스터를 해치우는데도 한세월이 걸릴 수 있다.

스킬을 뺏지 않아도 궁극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사일러스가 처음으로 만나는 동료 ‘레이라니’를 통해서 게임 재화를 주고 주문 제작을 한다면 강탈 스킬 없이도 다양한 스킬을 시전할 수 있다. 다만, 주문 제작으로 만들어진 스킬을 사용할 때는 기본 공격과 달리 마나를 소모하게 된다.

◆“호불호 갈릴까?” 장단점 분명한 도트 그래픽=마력척결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트 그래픽으로 전개된다. LoL 원작과 같은 3차원(3D) 그래픽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이용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아기자기한 도트그래픽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원작 캐릭터 디자인을 절묘하게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한 모습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아울러 도트 그래픽으로 제작된 덕분에 게임 설치 용량도 2기가바이트(GB) 남짓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원작 게임 자체가 3D로 제작돼 있기 때문에 원작 LoL 캐릭터 디자인을 좋아하던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럭스’ 캐릭터 같은 경우 원작에서 예쁜 캐릭터 외모 디자인으로 남녀 가릴 것 없이 이용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편인데, 마력척결관 속 럭스는 도트 그래픽 탓에 다소 불명확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마력척결관에는 또다른 LoL IP 게임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에 등장하는 수집 요소도 가미됐다. TFT에는 이용자 아바타 격으로 활용되는 캐릭터 ’은빛날개‘가 등장하는데 마력척결관 맵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 은빛날개가 등장한다.

한편, 라이엇포지는 마력척결관 수익모델(BM)로 패키지 판매 방식을 채택했다. 유료로 구매해야 플레이가 가능하다. 추가요금을 내고 높은 등급 패키지를 구매하면,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나 게임 굿즈를 지급받을 수 있다.

게임은 PC와 콘솔 플랫폼에 각각 서비스된다. PC버전은 게임 플랫폼 ▲스팀 ▲에픽게임즈스토어 ▲지오지닷컴 등에 출시됐다.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4·5 ▲엑스박스X·S·One을 지원한다.
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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