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투자·협업 활발…“신작 공백 메꾸고, 부가 산업 확장”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게임업계가 투자와 협업으로 새로운 활로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협업 대상과 목적은 다양하다. 신작 공백기에 직면한 게임사는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신규 게임 타이틀 확보에 나섰다. 굿즈·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등 다양한 부가 사업 확장을 위해 타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게임사도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크래프톤·컴투스홀딩스·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다양한 협업·투자 활동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신규 타이틀 공백기 메꿔라 “신작 대신 투자”=크래프톤은 최근 폴란드 비디오 게임사 피플 캔 플라이(People Can Fly, 이하 PCF)에 435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PCF 전체 지분 10%를 인수한 금액이다.
PCF는 지난 2002년에 설립된 유럽 슈팅 게임 명가로 이름을 알린 게임사다. 2004년 ‘페인킬러’를 시작으로 ‘불릿스톰(2011년)’ ‘기어즈 오브 워:저지먼트(2013년)’ ‘아웃라이더스(2021년)’ 등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게임을 개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빅토리아’ ‘프로젝트 비프로스트’ 등을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은 지분 투자와 더불어 PCF가 향후 선보일 신작 프로젝트 빅토리아·비프로스트 퍼블리싱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펍지: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흥행 이후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실정이다.
크래프톤 산하 몬트리올 스튜디오가 소설 원작 게임 ‘눈물을마시는새’ 개발을 진행 중이나 출시 예정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작 공백기 사이 퍼블리싱 타이틀 확보로 사업 확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퍼블리싱으로 더 많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역량 높은 글로벌 게임 개발사 PCF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펄어비스도 올해 하반기까지 신작 공백이 예상된다. 콘솔 기반 게임 ‘붉은사막’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출시가 연기되면서 올해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처음 공개된 예정작 ‘도깨비(DokeV)’ 출시 일정도 아직 확정 짓지 못했다.
이에 펄어비스는 투자를 진행한 빅게임스튜디오를 통해 신작 타이틀을 간접적으로 선보인다. 펄어비스는 빅게임스튜디오 설립 초기 시드 투자 때부터 주요 투자사로 참여한 바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빅게임스튜디오 지분 38.14%를 보유 중이다.
빅게임스튜디오는 지난 2020년 설립돼 다음달 중 첫 타이틀 ‘블랙클로버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블랙클로버모바일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블랙클로버’ 원작을 고증한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출시 이전부터 애니메이션 IP 팬들을 이용자층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굿즈부터 NFT까지 협업 분야도 ‘각양각색’=신작 타이틀 개발과는 무관하지만, 부가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협업을 진행하는 게임사도 있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최근 굿즈 제작·판매 플랫폼 ‘마플샵’을 운영 중인 마플코퍼레이션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마플코퍼레이션과 굿즈 사업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마플샵은 개인이나 기업의 아이디어 및 콘텐츠를 현물 굿즈로 제작해주는 플랫폼이다.
넥슨은 보유 중인 게임 IP를 활용해 글로벌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게임 굿즈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넥슨은 올해 중으로 공식 굿즈샵인 ‘넥슨 글로벌 IP 샵’을 개장하고, 회사가 보유한 게임 50여종 IP를 활용해 의류·휴대폰 케이스·모자·쿠션·가방 등 상품을 출시한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협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배급사 대원미디어와 손잡았다. 대원미디어는 국민 인기 애니메이션 ‘영심이’ ‘두치와뿌꾸’ 제작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아머드사우르스’를 선보인 바 있다. 해외 인기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주술회전’ ‘나의히어로아카데미’ 등 다양한 작품 수입·배급사업도 영위 중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컴투스플랫폼이 운영 중인 ‘엑스플래닛(X-PLANET)’을 통해 대원미디어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NFT 상품을 출시한다. 인기 애니메이션 IP 파워를 바탕으로 회사 블록체인 사업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공개했다. 이후 컴투스 그룹이 보유 중인 게임·드라마 IP를 블록체인과 결합해 플레이투언(Play to Earn, 이하 P2E) 게임을 제작하거나, NFT를 발행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이처럼 블록체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에서는 각종 논란 및 규제·금지법으로 블록체인 게임 산업 성장세가 한풀 꺾인 추세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P2E 게임 시장 소비가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조사 플랫폼 ‘댑레이더’가 발표한 지난해 블록체인 게임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2E 게임 시장 규모는 2021년 7억7690만달러(한화 약 1조161억원)로 평가된다. 이곳은 P2E 게임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28억4510만달러(3조723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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