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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모뎀 사업 완전히 손땐다…애플 이어 미디어텍에 매각 [소부장반차장]

김문기

[사진=인텔]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텔이 모뎀 사업을 종료한다.

애플에 모바일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한 통신모뎀 사업부를 넘긴 이후 그간 유지했던 남은 모뎀 관련 사업을 미디어텍에 매각한다. 인텔의 모뎀 사업 종료에 따른 시장 대응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재정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추가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인텔은 지난 2011년 독일 인피니언에게 무선모뎀 사업부를 1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해온 바 있다. 인텔 소피아로 알려진 3G 통신모뎀과, 퀄컴과 함께 애플 아이폰에 4G 통신모뎀을 공급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5G 시장에 대비해 모뎀 사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외신 모어댄무어와 톰스하드웨어 등은 인텔이 5G 기술 기반의 통신모뎀 사업부문을 M2M 기업인 피보콤(Fibocom)과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에 이전할 계획이며, 고객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드라이버 코드 이전과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7월까지 5G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클라이언트를 고수하는 미디어텍을 지원하기 위해 소규모 팀을 운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술 이전은 오는 5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5G 솔루션을 사용하는 인텔 OEM 파트너는 미디어텍과 계속 협력해 기존 로드맵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에릭 맥라우글린 인텔 GM 무선 솔루션 부사장은 모어댄무어의 질문과 관련해 IDM 2.0 전략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LTE, 5G 모두를 위한 무선네트워크(WWAN) 클라이언트 사업을 종료한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파트너 및 고객과 협력해 지속적인 사업을 지원하고 고객이 연결된 PC 부문에 대한 솔루션을 계속해서 보유할 수 있도록 원활한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고 이를 확인시켰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19년 통신모뎀을 관할하고 있는 ‘인텔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 그룹(CDG)’을 애플에 10억 달러에 매각한 바 있다. 애플과의 거래를 통해 인텔은 5G 모뎀 IP, 관련 제품 팀과 장비, 자산 임대 등의 대부분을 넘겨줬다. 애플은 현재까지 독자적인 통신모뎀 개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같은 인텔 모뎀사업 인수로 인해 자체 반도체 설계 역량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후 인텔은 M2M 기업인 피보콤과 함께 4G 모뎀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지난 2021년 미디어텍과의 협력으로 PC에서 5G를 구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같은 관계의 연장선상으로 인텔이 사업을 이관하게 되는 셈이다. 4G 모뎀 포트폴리오의 경우에는 오는 2025년 마지막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연구나 기술 수행은 어려워 잠정적인 종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텍이 추진하는 5G 분야는 다른 경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텔이 비록 통신모뎀 사업에서 손을 때기는 하지만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이더넷, 썬더볼트 규격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포함한 다른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모어댄무어는 인텔이 CDG 그룹을 애플에 매각한 후 지속적인 투자 비용에 대한 수익을 보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모뎀이 지원되는 소위 셀룰러 PC 분야 역시도 성장 잠재력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 추정했다.

맥라우글린 부사장은 미디어텍이 글로벌 무선 솔루션에 대한 강력한 역사를 갖추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넘어 PC 및 기타 장치에 이르기까지 무선 모뎀 포트폴리오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고객 기반과 미래 파트너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미디어텍과 인텔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팻 겔싱어 인텔 CEO가 투자 대비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회사를 견실하게 바꾸고 있다고 긍정하기도 했다.

김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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