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찍먹] “은하열차 타고 떠나볼까”…‘붕괴:스타레일’표 우주는 다르네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붕괴:스타레일’은 최근 모바일 디바이스로 즐겼던 게임 중에선 꽤 놀랄 만한 연출이 많았다. 분명 턴제 게임인데,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애니메이션 내지는 한 편의 비주얼 노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맵 탐사와 미궁 수수께끼 콘텐츠, 탐험 등 공상과학(SF) 소설을 읽는 듯한 웅장한 우주 모험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말이 실제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다만 게임 자체나 붕괴 시리즈가 궁금해 ‘찍먹’하는 라이트 유저 입장이라면 스토리 호흡이 길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도 있었다.

붕괴:스타레일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는 호요버스(HoYoverse) 대표 지식재산권(IP) ‘붕괴’ 시리즈 신작이다. PC 및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파이널 베타 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종료 시점은 미정이다.

이 게임은 로그인 화면부터 이용자 시선을 빼앗는다. 은하철도 999를 연상케 하는 검은 열차가 광활한 은하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인데, 마치 은하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헤르타’가 소유한 우주 정거장을 시작으로,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행성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류가 모여 있는 도시 ‘벨로보그’ ▲우주 함대 연맹 ‘선주’ 중 하나이자 선주 사람, 여우족, 비디아다라족이 함께 이룬 문명 ‘나부’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2차 클로즈 베타 내용과 비교했을 때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 나부 지역이 추가됐다. 신규 캐릭터인 연경과 백로, 청작, 정운도 등장했다. 메인 컨트롤 캐빈과 볼더타운, 별뗏목의 바다 심장부에서 월드 화폐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월드 상점’도 더해졌다.

이용자는 우주 여행 열차에 올라 미스터리한 배경의 여러 캐릭터들과 우정을 쌓고, 수수께끼를 푸는 등 다양한 이세계를 모험하며 세계를 구하게 된다. 이어 우주의 끝에 도달해 자신에 관한 진실을 찾는다.

메인 스토리는 한, 중, 영, 일 등 4가지 언어가 지원된다. 특히 붕괴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 더빙을 도입해 국내 이용자의 이해도와 몰입감을 높였다. 캐릭터의 머리카락 움직임, 표정 변화, 그림자 효과까지 디테일을 살렸다. 각종 서브 스토리 및 게임 내 텍스트를 통해 섬세하게 제작된 SF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동과 전투 중엔 화려한 건물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지난 지스타(G-STAR)2022 당시 만나볼 수 있었던 붕괴:스타레일 체험판 주 배경은 알고 보니 벨로보그였다. 작심하고 여유롭게 돌아본 벨로보그는 고풍스러운 중세기 건물들이 잘 구현돼 있는데, 꽃집과 호텔 경우 내부 구조까지 디테일하게 구현돼 있다. 심리스 오픈월드는 아니었지만 자유도는 충분히 높게 느껴졌다.

캐릭터 20종은 공격 및 생존 능력이 뛰어난 ‘파멸’부터 아군 부상을 치유해주는 ‘풍요’까지 총 7개의 ‘운명의 길’을 나타낸다. 턴제 게임인 만큼 다양한 속성이 있는 캐릭터를 활용해 4명의 파티를 꾸리면,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기본으로 지급되는 캐릭터도 쓸만하다. 궁극기나 전투 스킬을 통해 아군에 방어막을 씌우거나 전체 공격력을 높이는 등 상대를 공략하는 재미를 극대화시킨 점도 돋보인다.

2배속이 가능해지기 전까진 전투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카툰렌더링 특유의 비주얼을 갖춘 캐릭터는 물론 멋진 전투 연출을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여기에,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도록 퍼즐 요소가 가미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붕괴:스타레일은 열차를 타고 은하 모험을 진행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붕괴 시리즈는 팬층이 워낙 탄탄한 만큼, 새로운 스토리를 기다렸던 이들이라면 환영할 만한 후속작인 건 분명하다.

다만 원작 붕괴 시리즈를 잘 모르는 이용자라면 초반엔 낯설게 느껴질 만한 대목이 꽤 있다. 초반 스토리를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이용자가 개척자나 마치세븐(Mar.7th)의 기억을 찾아가는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게임 전개 특성상 초반 스토리를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데, 컷씬 하나하나 속 고유 명사가 장엄하게 다가온다.

이번 신작이 출시되면 PC가 아닌 모바일 게임으로도 붕괴 시리즈에 입문할 이용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트 유저가 단순히 찍먹하기엔 이 게임은 다소 벅찬 스케일이다. 개발진은 주요 이용자 중 짧은 시간, 혹은 가끔 플레이를 즐기는 ‘라이트 유저’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