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서울 시내 음식점 절반 이상이 매장에서 메뉴를 주문할 때보다 배달앱에서 시킬 때 가격이 10%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에 입점한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총 1061개 메뉴 가격을 조사한 결과, 20개 음식점(58.8%)이 매장과 배달앱 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분식집은 12곳(80%)에서,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은 8곳(42.1%)에서 매장과 배달앱 내 음식 가격이 달랐다. 이 중 13개 음식점(65.0%)은 배달앱 내 가격이 매장과 다르거나,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메뉴별로는 총 1061개 중 541개(51.0%)가 매장 가격과 배달앱 내 가격이 일치하지 않았다. 그중 529개(97.8%)는 배달앱이 매장보다 더 비쌌다. 매장보다 비싼 배달앱 메뉴(529개) 평균 가격은 6702원으로 매장 평균 가격(6081원)보다 10.2%(621원) 높았다.

또한 소상공인 상당수는 배달앱 중개수수료나 광고비 인상 시 음식가격과 배달비를 올리는 등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이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외식업주 1005명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3개 민간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중개수수료와 광고비를 인상한 경우, 각각 49.4%와 45.8% 소상공인이 음식 가격 또는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인상하거나, 음식 양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는 배달비가 비싸다고 느낀 가운데, 그 부담은 소상공인이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 9월 1~16일 최근 1년 이내 배달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95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달비가 비싸다’고 응답한 비율은 소비자 50.1%(977명), 소상공인 75.9%(763명)였다.

이윤추구보다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 공공배달앱조차 배달비 부담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데는 제한적이었다. 서울 시내 배달비는 전반적으로 공공배달앱과 민간배달앱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부 사례에선 공공배달앱 배달비가 더 비쌌다. 소상공인들에게 낮은 중개수수료를 적용하면, 이에 따라 배달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했으나 실제론 이러한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배달앱 사업자에게는 ▲소비자 불만 처리 절차 등 개선 ▲중개수수료·배달비 조정 등을 통한 상생 협력 방안 마련 ▲음식점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를 경우 배달앱 내에 관련 내용을 표시하도록 시스템 보완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