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배터리(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클럽'(CMC, Critical Minerals Club)창설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에 또 다른 후폭풍으로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다.
이는 광물 자원 분야에서도 강력한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 EU과 손을 맞잡는 모습이며, 또한 그동안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생산지 차별 조항에 강하게 반발해왔던 EU가 미국과 절충에 나서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독일의 로버트 하벡(Robert Habeck) 경제장관과 프랑스의 브루노 르메르(Bruno Le Maire) 경제장관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핵심광물 클럽'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 양측이 향후 '핵심광물 클럽' 발족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효과를 내기위한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미국은 광물에 대한 IRA 세제혜택 기준과 관련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한 광물을 장착한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운바 있다. 기존 IRA에 따르면, 배터리 보조금은 미국 및 미국과 FTA 체결 국가에서 광물을 일정 비율(2023년 40%→2027년 80%)만큼 조달해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가 적고, EU와도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당장 배터리부문에 대한 IRA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인해 궁국적인 목적인 중국에 대한 완전한 견제 카드를 만들기가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이 때문에 미국은 당초 올 1월부터 적용하려던 광물 기준은 3월로 연기한 상태고, 이 과정에서 이번 미국과 EU 경제장관들간의 '핵심광물클럽'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과거 한-미 FTA 체결과정에서 보듯, 현실적으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규정하는 'FTA'가 논의에서 체결에 이르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번 미국과 EU간의 '핵심광물 클럽' 논의는 사실상 광물 자원에 한정된 예외적이고 특수한 형태의 FTA 성격을 갖게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세제혜택에 대한 필요성 측면에서 양측이 공감하고 있기때문에 '핵심광물 클럽'에 대한 미국과 EU간의 견해차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특히 EU의 경우 '핵심광물 클럽'을 통해, EU산 부품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을 요구하는 등 미 IRA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