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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도 쓴다"…메이드 인 삼성 '노트북 OLED' 쑥쑥

김도현
- 노트북 시장 침체 불구 OLED 제품은 성장
- 에이수스·레노버·삼성전자 이어 LG전자까지 탑재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호성적으로 2022년을 마무리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경쟁사들이 치고 들어오는 스마트폰 분야를 넘어 노트북, 태블릿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심산이다. 고객사들이 OLED 채택을 본격화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OLED 노트북 출하량은 698만대로 추정된다. 전년(503만대)대비 38.8% 높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액정표시장치(LCD) 노트북은 2억8688만대에서 2억1268만대로 26.3% 축소했다.

엔데믹 영향,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전반적인 노트북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노트북용 OLED는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2020년이 98만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2년 새 약 7배 규모가 커졌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OLED를 활용하는 배경으로는 우선 성능이 꼽힌다. OLED는 LCD 대비 좋은 화질, 명암비, 시야각, 반응속도 등에서 우위다. 과거 가격, 번인(잔상이 남는 현상) 이슈 등으로 LCD에 밀렸으나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서 OLED 탑재율이 점차 향상되기 시작했다.

OLE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만큼 LCD처럼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다. 덕분에 노트북을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에이수스, 레노버, 델, HP 등은 OLED 기반 노트북을 연이어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가운데 최근 LG전자도 OLED를 투입한 첫 노트북을 내놓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썼다는 점이다. 양 그룹 관계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참고로 중소형 OLED는 기판 소재에 따라 ‘리지드(단단한)’와 ‘플렉서블(유연한)’ 제품으로 나뉜다. 리지드가 비교적 저렴하고 기술 난도가 낮다. 노트북에는 아직 리지드 OLED만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중소형 OLE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강자로 중소형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다. 스마트폰에 이어 차량용 OLED 정도만 커버하고 있다. LG전자로서는 OLED 전환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 시장점유율 99%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노트북만큼이나 OLED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태블릿 부문에서는 약 40%를 차지한다. 중국 내수 시장 영향으로 비교적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승 국면이 확실한 분야인 만큼 관련 생산능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올해 노트북용 OLED 목표 출하량은 800만~900만대 수준으로 전해진다. 태블릿도 수백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이후 큰 손인 애플이 아이패드와 맥북에 OLED 장착하면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IT용 OLED 투자를 단행한다. OLED 유리원장을 키워 채산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쉽게 말해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만들고 생산시간이 줄어드는 등 효율성이 향상된다는 의미다.

아울러 노트북,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OLED에 스마트폰 패널 기술을 하나둘씩 적용해나가고 있다. 다양한 고객 요구에 따른 결정이다. 지난달부터 양산한 대면적 터치일체형 OLED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OCTA(On Cell Touch AMOLED)로도 불리는데 패널 표면에 터치를 인식하는 필름인 터치스크린 패널(TSP)을 부착하는 대신 패널 내부에 터치 센서를 형성하는 기술을 나타낸다. 플라스틱 소재 터치 필름과 점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패널 구조가 단순해져 두께와 무게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세워서 증착하는 수직 증착 기반 풀컷 방식으로 8세대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장비 개발 등이 지연되면서 방향을 살짝 튼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대로 수평 증착하는 하프컷(반으로 잘라 생산) 방식으로 8세대 라인을 꾸린 뒤 수직 증착에 도전할 전망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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