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갇힌 글로벌 PC시장…‘먹구름’속 햇살은 언제쯤?
- 3분기 PC 출하량 전년비 15%↓…2023년도 약 6% 하향 예상
- HP, 감원 계획 발표…최대 10% 줄인다
- 2023년 PC 출하량, 전년비 6% 축소…'기업용 PC'가 희망, 2024년 교체 사이클 기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글로벌 PC 시장의 하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특수’를 맞았으나 엔데믹 기조로 수요가 사라지며 이제는 판매 절벽의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반도체업계의 추가 하락도 이처럼 PC 등 전방산업의 부진때문이다. 최소한 2023년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개인용 PC 수요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로 복귀하는 인력이 늘어나며 기업용 PC에 대한 수요는 일부 남아 있다. 기업용 PC 수요가 내년 한 해는 다소 부진하게, 그리고 2024년에는 강하게 시장을 지탱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시장조사기관 IDC 및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743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5% 하락했다. 점유율 1~3위인 레노버 HP 델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 기간 국내 PC 출하량은 127만대로 전년동기대비 6.2% 줄었다. 특히 가정용 PC 시장이 홀쭉해졌다.
PC 시장은 코로나 기간 재택근무 및 온라인 강의 활성화로 PC를 비롯한 대부분 정보기술(IT) 소비가 크게 늘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증가,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경쟁이 가열되며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가장 뼈아프게 하락한 곳은 HP다. 지난 3분기 HP의 PC 출하량은 1270만대로 전년동기 1760만대보다 약 28% 줄었다.
이에 HP는 지난 11월 말 직원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3년 동안 4000~60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HP의 전 직원이 5만10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0%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 2023년 예상 PC 출하량은 2억8100만대로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억6810만대보다 높지만, 전년대비 약 6% 줄어든 수준이다.
IDC 모빌리티&컨슈머 디바이스 부문 지테시 우브라니 분석가는 “수요 감소와 함께 재고 확대 및 ASP 하락 등이 겹쳐 주요 기업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라며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주력 제품을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변경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4년에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2023년까지는 소비자·교육 및 기업용 분야 PC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측되지만 2024년에는 기업용 PC가 다시 교체 주기를 맞아 대규모 수주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IDC 디바이스&디스플레이 연구부사장 린 황은 “2024년부터 거시경제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PC 수요도 점차 늘어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국내 PC 업계도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용 PC 소비는 확 줄었지만, 기업용 PC 수요는 여전하다.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로 복귀하는 인력이 늘자 기업도 이에 맞게 새 PC를 들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현재의 하향 곡선이 코로나 기간에 워낙 업계가 호황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기저효과라고 보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일반적인 수준의 PC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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