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TV홈쇼핑 업계가 정체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건 패션 상품군이었다.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영향으로 출근·일상복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2일 홈쇼핑 업계는 2022년 TV홈쇼핑 히트상품 톱10을 발표했다. 그간 홈쇼핑 인기품목으로 꼽히던 패션 부문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외활동 증가와 함께 각 업체들이 자체상품(PB) 브랜드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CJ온스타일은 1위부터 10위까지 인기 품목 모두 패션 브랜드가 석권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올해 순위에 자리한 10개 패션 브랜드 총 주문량이 1000만건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15% 신장한 수치다. 10개 중 9개는 CJ온스타일이 직접 상품을 기획·제조하는 PB나 단독 운영권을 지닌 라이선스 브랜드(LB)였다. 현재 CJ온스타일이 보유한 패션 단독 브랜드는 20개 내외로 경쟁사 대비 2~3배 많다.
가장 인기가 많은 PB는 ‘더엣지’다. 히트 상품 집계 이래 최다 주문량 244만건이 판매됐다. 올해 연간 주문액도 17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그 다음 순위를 기록한 ‘셀렙샵 에디션’은 올해 연간 주문액 1000억원을 넘기며 전년동기대비 51% 신장했다. 아웃도어 열풍에 따라 에디바우어·바스키아 골프 등 운동할 때 입는 의류 브랜드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홈쇼핑도 주문수량 기준 올해 히트상품 톱10을 집계한 결과 패션·뷰티 상품에 소비가 집중됐다. 패션 브랜드는 톱10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이 리오프닝을 겨냥해 지난해 대비 상품 수를 30% 이상, 물량 2배 이상 확대한 결과 매출 상승 효과를 이뤘다. 뷰티 상품도 2년만에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가정간편식 선호도 이어졌다.
히트상품 1위는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던 롯데홈쇼핑 패션 PB ‘조르쥬 레쉬’가 차지했다.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하며 주문액 1000억 돌파, 163만 세트가 판매됐다. 2위는 올해 출시 방송에서만 주문액 20억원을 기록한 독일 패션 브랜드 ‘라우렐’이, 3위는 출시 2년차를 맞이한 ‘폴앤조’가 차지했다.
현대홈쇼핑 올해 베스트 브랜드 10에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패션 상품군이 차지했다. 순위에 포함된 패션 브랜드는 이상봉에디션(1위)‧제이바이(2위)‧라씨엔토(3위)‧USPA(4위)‧고비(5위)‧DKNY골프(10위) 등 총 6개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다.
현대홈쇼핑이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 ‘이상봉에디션’은 85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베스트 브랜드 1위에 등극했다. 정구호 디자이너와 현대홈쇼핑이 협업해 실크코튼 등 신규 프리미엄 소재를 꾸준히 발굴하며 고급화 전략을 펼친 ‘J BY(제이바이)’와 현대홈쇼핑 PB인 ‘라씨엔토’가 2, 3위를 차지했다.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도 5위에 오르며 상위 대열에 합류했다.
GS샵도 리오프닝 특수를 타고 패션 브랜드들이 히트상품 톱10 중 6개를 차지했다. GS샵이 올해 1~11월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상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패션 브랜드 ‘모르간’이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모르간은 주문 수량뿐 아니라 판매금액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단가가 높은 냉장고·에어컨 등 가전 상품과도 1, 2위를 다툴 정도다.
2위 ‘라삐아프’, 3위 ‘브리엘’, 4위 ‘SJ와니’ 등 패션 브랜드도 작년에 이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GS샵 패션의류 전체 매출은 전년비 약 20% 증가하며 GS샵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GS샵은 “코로나19 이후 출근복과 일상복 경계를 허문 뉴 오피스 캐주얼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며 “캐주얼·포멀·트렌디 등 브랜드별로 명확한 콘셉트를 잡아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한 것도 성공 요인”이라고 꼽았다.
최장훈 GS샵 상품전략팀장은 “17개 채널이 경쟁하는 TV홈쇼핑 시장에서 패션의류는 수요가 가장 많은 상품인 동시에 차별화를 위한 전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