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영업이익 감소 등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홈쇼핑에 더 짙은 먹구름이 꼈다. 재승인 심사를 받기 위해 임직원 비리를 숨긴 대가로 6개월간 새벽시간대 방송이 금지된다.
30일 법조계 및 TV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특별 1부)는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롯데홈쇼핑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대로 방송송출 금지 업무정지 처분 취소를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했지만 1·2심에서 패소, 대법원마저 이를 기각한 것이다.
이로써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하루 6시간(오전 2시~8시) 방송송출이 중단된다. 방송중지 시기나 방법 등은 과기정통부가 결정하게 된다.
이번 판결은 7년 전인 2015년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회사 임직원 비리 사실을 고의누락한 것에서 시작됐다. 2014년 당시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롯데홈쇼핑이 2015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3년 ‘반쪽짜리’ 재승인을 받은 이유다.
처음 과기정통부는 범죄행위를 고의 누락한 롯데홈쇼핑에 6개월간 황금시간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롯데홈쇼핑이 과중한 처분이라며 행정소송을 내면서 6개월간 새벽시간대 업무정지로 제재 수위를 낮췄다. 롯데홈쇼핑은 이 처분도 과중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서울행정법원은 과기정통부 손을 들어주면서 롯데홈쇼핑은 패소했다. 2심과 상고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7년의 갈등 끝에 롯데홈쇼핑은 범죄 사실 고의 누락 대가로 반년간 새벽시간대 방송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방송중지 처분은 유료방송 업계서 처음 있는 일이다.
7년 전과 달리 홈쇼핑 업계는 영업이익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홈쇼핑 영업이익은 올해 각 분기마다 전년동기대비 약 10%씩 떨어지며 업계 상징적 수치로 언급되던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간신히 넘어설 전망이다. 실적 부진 상황에서 새벽시간대 방송정지까지 겹치면서 내년 롯데홈쇼핑은 더욱 힘든 길을 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전 2시부터 8시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걸 감안해 송출수수료를 빼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새벽시간이라해도 6개월 6시간이면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