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서울 시내에 드론, 자율 주행 로봇이 물건을 배송해주는 '미래형 첨단 물류 복합 주유소'가 생긴다.
서울시는 GS칼텍스와 서초구 내곡주유소를 미래형 첨단 물류 복합 주유소로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12월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주유소에 택배 픽업 공간이나 물류 창고 등을 결합한 사례는 있지만 스마트 물류 시설, 로봇, 드론 등 미래 물류 기능이 한 곳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물류 단지, 물류 창고는 경기도의 6% 수준이다. 물류 인프라 부족으로 서울지역 택배가 다른 지역을 경유해 배송되는 등 도시 물류 체계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 지원 사업' 과제로 추진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공개 모집을 통해 GS칼텍스 내곡주유소를 대상지로 선정한 뒤 지난 9월 GS칼텍스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내곡주유소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형 복합 주유소에 맞는 설계·건축이 가능하면서 교통 요지 대로변에 있어 물류 접근성이 좋고, 주차 공간까지 넓어 차량 진입과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생활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미래형 첨단 물류 복합 주유소는 기존 주유소 기능을 비롯해 ▲스마트MFC(Micro Fulfillment Center,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조성 ▲드론‧로봇 등 미래형 모빌리티를 통해 물건 배송 ▲전기차 충전 시설, 따릉이 등 공유 이동 수단 설치 등 친환경 모빌리티 허브로 조성된다.
스마트MFC는 물품 보관과 픽업이 무인으로 이뤄지는 최첨단 무인‧자동화 물류 시설이다. 시설 상부에 있는 5~6대의 로봇이 일일 3600개의 빈 상자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물품 압축 보관이 가능해 공간 활용성이 최대 약 400%까지 개선 가능하다.
스마트MFC는 물류·유통 기업들의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지) 배송을 위한 소규모 풀필먼트 센터 기능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주유소 고객을 대상으로 생활 물품 보관 및 픽업 서비스 등 생활 물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곳에서 처리되는 생활 물류는 로봇, 드론 같은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 인근 주거지로 배달된다. 이를 위해 주유소 덮지붕(캐노피) 위에 드론 스테이션을 조성하고, 인근 지역과 어린이 시설 등으로 배송 실증을 추진한다.
내년 준공 이후에는 주유소를 기반으로 로봇 물류도 실증할 예정이다. 로봇 물류를 실증하려는 스타트업에 주유소 부지 및 시설을 테스트 베드(실증 공간)로 제공하고 전용 사무실도 지원하는 등 내곡주유소를 미래 물류의 성장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주유소에는 전기차 충전소(4기)등 친환경 인프라와 따릉이, 1인 전동차(PM, 퍼스널 모빌리티) 등 다양한 공유 이동 수단을 집중 조성해 주민 편의를 높인다.
또 주유소 덮지붕(캐노피) 위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월평균 1300kw의 전력을 생산, 스마트MFC 필요전력 약 70%를 자체 공급한다.
한편 시와 GS칼텍스는 미래형 첨단 물류 복합 주유소 내 스마트 MFC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50%를 시비로 확보해 물류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기로 협의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에 조성되는 복합 주유소를 통해 도시의 물류 환경을 개선하고 드론, 로봇 등 미래 물류 기술을 실증해서 서울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