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이탈에 고민커진 OTT…"방어 전략 필요"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천혜선 이사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차세대 방송·미디어 기술 세미나’에서 “디지털 커넥티드 시대의 수혜주로 여겨지던 OTT 서비스도 성장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 나온다. 넷플릭스마저도 가입자의 이탈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성기현 교수와 SBS 조삼모 부장,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미디어콘텐츠 이준우 PM, 한국콘텐츠진흥원 고병수 PD,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천혜선 이사 등이 패널로 참석해 2023년 방송·미디어 산업과 기술 전망에 대한 이야기했다.
천 이사는 이날 지난 한 해 동안 미디어 시장에서 두드러졌던 변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꼽은 가운데, 이런 변화가 레거시미디어 뿐 아니라 OTT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천 이사는 “작년에도 이용자가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에 충성한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여전히 이는 사실이지만 지난 1년 동안의 동향을 살펴보면 최근엔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이 얼마나 긴 유효기간을 가지냐를 새롭게 고민해볼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천 이사에 따르면 OTT의 가입자 상승폭은 올해 들어 크게 꺾였다. 예컨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글로벌 흥행에도 불구, 당시 시점에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상승세는 지지부진했다. ‘오징어게임’이 출시됐던 2021년과 달라진 것이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할 때마다 큰 가입자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경기가 끝난 뒤 가입자는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런 현상은 고객은 여전히 콘텐츠에 충성하지만, 가입자 이탈 속도는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천 이사는 말했다. 결국 신규 가입자 유치보단 기존 가입자 이탈 방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천 이사는 “이제 방송 뿐 아니라 OTT도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유료방송의 전통적인 수익모델이 OTT 미래 전략의 답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한해동안 드러났다”고 말했다. 번들링 및 광고 상품 출시가 대표적이다.
그 일환으로 넷플릭스는 한국시각으로 지난 4일 ‘광고형 베이직(Basicwithads)’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제공해왔던 저가 요금제(베이직)의 절반 수준이다.
천 이사는 이런 광고형 요금제가 유료방송과 마찬가지로 OTT 시장에서도 표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OTT 업계가 단순히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하는데 집중하긴 보단, 참신한 광고 상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로선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파이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천 이사는 “넷플릭스가 광고시장에 들어오면서 온라인 광고 뿐 아니라 기존 방송 광고 시장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광고시장 자체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광고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게 사업자들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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