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이른바 K-방산 대표주자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눈에 띨만한 특별한 돌발 악재없이 방산주들이 시장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특히 러-우 전쟁 격화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날의 급락은 의외다.
이날 오후 2시5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대비 6.61% 하락한 것으로 비롯한 한화시스템 6.42%, LIG넥스원 9.33%, 한국항공우주(KAI) 9.12%, 현대로템 4.05%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빅텍(-3.72%), 휴니드(-4.32%)등 여타 방산주들로 흐름이 비슷하다.
방산주 섹터 전체가 크게 빠졌다는 점에서 특정 한 두 기업의 악재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악재라고 한다면 현재로선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사고다.
지난 4일 오후 11시께 발생한 강릉 미사일 낙탄 사고 정도다. 그리고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지난 5일 0시50분께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가상표적을 두고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군은 "미사일 신호가 끊기기 전까지 정해진 궤도로 비행하고 있었고, 이 사격이 시험발사가 아닌 대응 사격의 성격이었던 만큼 표적 명중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전날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의 '기관포' 실탄 장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방산주에 영향을 줄만한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사일과 관련한 이슈라면 이를 납품하는 해당 특정 업체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만 이날은 이와 무관하게 업계 전반적으로 크게 빠졌다는 점에서 방산주 섹터 전체의 조정 국면 진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른바 '태조이방원'의 하나로 손꼽히는 방산주는 '폴란드 특수' 등 호재로 그동안 증시의 전체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견고했다. 그러나 이제 재료가 다 나올만큼 나온 이상 이익시현과 공매도의 증가와 함께 전체적으로 조정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도 방산주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 있다.
최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이에 각각 1조원, 5000억원씩 참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 방산계열사에 편입됨으로써 '방산 집중화' 전략 로드맵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다만 이러한 한화그룹 방산부문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관련주들의 조정이 그동안 있었기 때문에 이날 방산주 전체의 급락을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