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전자 '스마트파크', 글로벌 ‘등대’공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 축구장 35개 크기 스마트파크1…통합생산동, 65%가 자동화 마쳐
- 냉장고 부품 도입·용접까지 로봇이 대신…1시간에 60여대 탄생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하늘에 북극성이 있다면 바다에는 등대가 있다. 뱃사람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는 희망과 동의어처럼 사용된다.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등대의 이름을 따 ‘등대공장’을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선정하고 있다. 등대공장은 선도적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제조업의 모범이 되는 공장을 의미한다.
지난해 경상남도 창원에 자리한 LG전자의 ‘스마트파크’가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스마트파크는 2017년부터 스마트공장 전환을 시도했다. 기존에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져 보다 정밀하고 일정한 제품을 제작한다. 이 점을 인정받아 제조업의 등대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LG전자 스마트파크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지난 6일 스마트파크를 방문해 조립라인 등을 둘러봤다.
◆축구장 95개 크기…스마트파크1의 모습은?=창원은 부산과 마산의 가운데 위치한 도시다. LG전자는 지난 1976년부터 공장을 운영 중이다. 두 곳으로 나뉘어 ‘1공장’ ‘2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올 1월부터 ‘스마트파크’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전체 공장 부지는 축구장 95개를 합쳐놓은 것만큼 크다. 스마트파크1은 축구장 35여개를, 스마트파크2는 60여개를 더한 규모다. 스마트파크1에서는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정수기를, 스마트파크2에서는 ▲에어컨 ▲세탁기 ▲컴프레서 등을 만든다. 이중 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의 조립라인을 방문해 봤다.
조립라인은 절벽과 계곡이 공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사람 눈높이 아래와 고공에도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물이 절벽에서 계곡으로 흘러가듯 각종 제품이 쉴 새 없이 흐른다.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최대 58종의 LG전자 냉장고가 탄생한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조립라인으로 빼곡하게 차 있다면, 발치에는 무인운반차(AGV)가 어슬렁거린다. AGV는 물류 로봇으로 바닥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따라 움직인다. 총 50대의 AGV가 근무 중이며, 종류는 3가지다.
이 AGV는 지상에서는 최대 600킬로그램(㎏)까지 운반할 수 있고, 최대 30㎏를 들어 올릴 수 있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채용해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채택했을 때 자주 발생하던 끊김 현상을 최소화했다.
이동 중인 AGV 앞에 사람이 멈춰서면 AGV가 비켜 달라는 의미의 알람음을 낸다. 작업을 모두 마치면 스스로 ‘휴식 공간’에 들어가 충전을 한다.
통합생산동에서는 기기의 품질 상태를 알려주는 ‘파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라인 현황을 보여주고, 이상치가 발견되면 유관 업무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예를 들어 9번 펌프에 오일이 일정량 이상 투입될 경우 메시지를 전송해 조치를 취하는 식이다.
통합생산동에는 작업자들로 가득했지만, 부품 이동이나 용접 등 대부분 작업은 AGV를 비롯한 각종 로봇을 통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공장을 지을 때는 39대였지만 지금은 136대로 늘었다. 자동화율은 현재 65%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테스크 강명석 리더는 “자동화가 이뤄지고 난 뒤 조립 정밀성이 크게 좋아졌다. 수작업일 때는 아침과 저녁에 결과물이 달랐는데, 지금은 언제든 일관된 생산을 할 수 있다”라며 “현재 자동화율은 65%며 최종 목표는 수립 단계를 밟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시간에 60여대…LG전자 냉장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은=공장 내 다양한 기기들뿐만 아니라 냉장고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먼저 공장 곳곳에 있는 로봇은 냉장고 1대에 포함되는 부품 중 총 37개를 추려 한 곳에 담는다. 부품을 담는 곳은 ‘SPS 박스’라고 불린다. 사람은 SPS 박스에서 필요한 부품을 꺼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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