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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⑤] 쇼핑 미래 ‘메타커머스’, 체험공간 넘어선다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소비 활성화는 유통업계 판도를 바꿔놨다. 오프라인 중심이던 사업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진 것. 엔데믹 전환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지만 기업과 소비자는 모두 온라인쇼핑 성장성을 체감했다. 이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비대면 쇼핑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메타커머스’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커머스는 메타버스와 커머스를 합친 용어로, 가상공간에서 제품·서비스를 체험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한다.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는 메타커머스 관련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 규모가 2021년 9억달러에서 5년 후(2026년) 32억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커머스 정의에서 알 수 있듯,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기업들 궁극적 목표는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들이 실제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대중화된 방식은 다른 기업이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 브랜드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 제페토에 편의점 CU나 GS25, 이디야커피, 배스킨라빈스 등이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아직까진 메타버스를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그러나 분명한 건 유통업체들이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한 건 아니다. 1020세대 젊은 층을 잠재 고객으로 잡기 위해 그 안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적극적인 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다. 지난 7월부터 제페토에서 GS25 전용 맵을 새로운 컨셉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제페토 유명 크리에이터 ‘하리’와 협업한 힐링 로맨스 드라마 ‘나의 아름다운 세상은’을 연재 중이다. 아바타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연재해 새 장르를 개척한 모습이다.

GS25는 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과도 협업해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차별점은 시나몬에 입점한 가상 GS25점포에서 아바타를 통해 50여종 GS25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에게 선물하거나 오프라인 GS25 점포에서 교환도 가능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서비스는 연내 정식 출시된다.

롯데홈쇼핑은 캐릭터‧가상 모델을 통해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NFT)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2018년부터 VR·AR 등 인공지능(AI) 활용 가상체험 서비스를 선보이던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디지털사업부문 내 메타버스 전담팀을 구성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자체 가상 모델 ‘루시’다. 지난해 12월 쇼호스트로 데뷔한 루시는 올해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쌍용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신차발표회 발표자로도 나선바 있다. 하반기엔 TV 드라마에도 직접 출연할 예정으로 실제 연예인들이 방송계로 진출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과 손잡고 메타버스로 문화센터 강의를 진행한다. 커뮤니티, 메이커, 포럼 등 강의실을 테마별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커뮤니티 강의실에서는 상호 교류가 가능하도록 소수 정예 수업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내년 5월까지 메타버스 강좌를 1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전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메타버스 진출은 오히려 홈쇼핑·편의점·백화점 등 ‘전통’ 유통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온라인몰에 진열하는 것만으론 애초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들을 제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타커머스가 다가올 미래에 안착하기 위해선 메타버스 서비스가 먼저 더 대중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4세 이상 휴대폰 이용자 3797명에게 메타버스 이용 경험에 대해 질문한 결과 10명 중 6명이 ‘들어는 봤지만 잘 모른다(63%)’고 대답했다.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본 사람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1명꼴(10%)에 불과했다. 이용 만족률 역시 콘텐츠 불안정, 불안정한 구동 등으로 낮은 편(30%)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 박경희 본부장은 “메타버스 자체에 대해 아직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플랫폼이고, 게더타운 같은 플랫폼도 회사에서 회의·교육용으로 도입했을 때 경험해보는 정도”라며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영역이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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