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에서 ‘애플 이벤트’를 개최하고 ‘아이폰14 시리즈’를 비롯힌 다양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행사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고, 국내외 주요 매체들과 수많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품평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폰14, 애플워치 등 출시전부터 관심이 모아졌던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그런데 이런 잔칫날 북적임이 무색하게 이날 애플의 주가는 조용했다.
물론 이날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0.93% 상승한 155.96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애플의 주가 상승률은 이날 나스닥 시장 상승율(+2.14%)과 비교해 크게 못미쳤다.
'아이폰14'출시를 전후로,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아이폰14’ 출시가 아직 애플의 강력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초인플레이션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소비자들이 애플의 신제품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란예측과 함께, 미 달러화의 초강세 현상으로 애플이 실적 관리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게 그 이유다.
◆ ‘아이폰14’ 출고가 동결?… “놀랍지만 오죽했으면”
애플이 ‘아이폰14’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월가의 분석가들은 ‘애플이 프리미엄 폰은 기존보다 가격을 인상하고, 중하위 모델은 불가파하게 가격을 동결할 것’이란 에측을 대부분 내놓았었다.
그러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애플이 자유롭게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비싼 돈을 주고라도 애플을 사는 충성스런 매니아들과 웬만한 가격에는 눈 깜짝하지 않고 구매하는 부자들에게는 프리미엄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판매에 지장이 없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저항 때문에 애플이 중저가 모델 가격은 올릴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깨고 애플이 ‘아이폰14’ 가격 동결을 선언함으로써, 애플이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소비둔화, 즉 판매 위축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애플 '아이폰 14', 결국 중국 시장 반응이 최대 관견
애플은 지난 4월, 올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미 2분기 및 올 하반기 가이던스를 통해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강경한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으로 상하이 등 주요 경제 도시들의 소비 전망은 지금과 비교해 매우 암울했었다.
당시 애플은 올 하반기 실적 관리에 있어, 중국 에서의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율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그런데 현재로선 이에 대한 증권가와 시장분석 기관들이 예측이 다 제각각이다.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브랜드 경쟁력이 여전하며 가격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한편으론 ‘최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상황에서 반미감정 폭발 등 시장 여론이 어떻게 급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는 것.
또한 미국이 최근 AI반도체 대중 수출 중단 조치를 내리자 중국 당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강(强)달러 현상 당분간 지속… 글로벌 매출 비중 큰 애플, 신제품 출시 효과 상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미 달러의 강세 현상은 애플의 올 하반기 실적관리에 있어 치명적인 악재로 꼽힌다.
이는 ‘아이폰14’와 ‘애플워치’ 등 제품 성능과 혁신성, 시장 반응과는 무관한 얘기다.
한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고 있는데, 이는 1년전 1110원대와 비교해 거의 20% 가까이 원화가 약세다. 애플의 입장에선 같은 가격(원화)으로 판매한 뒤, 달러로 환전했을 경우 1년전과 비교해 20%의 환차손을 입게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도 역대급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애플에겐 불리하다. '1달러=6위안' 시대가 끝나고 '1달려 = 7위안' 시대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유로화와 엔화도 약세이기 때문에, 애플이 중국과 유럽, 일본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매출을 올린다해도 역시 이러한 환차손에 대한 부담은 회피할 수 없다. 물론 러시아에는 아이폰14를 비롯한 어떠한 종류의 애플 신제품은 판매되지 않는다.
강달러 현상으로 미국의 소비자구매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좋게 나오고 있지만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서는 강달러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소비 둔화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애플이 의욕적으로 '아이폰14'를 출시했지만 주가 전망에 대해 미 월가가 아직까지 냉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