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고용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메타는 기존 인력을 감축하고 신입 엔지니어 고용 계획을 30% 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채용 규모는 1만명에서 7000여명으로 줄어든다.
이는 실적 부진과도 연관된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 2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고, 하반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메타는 광고 수익 감소로 2분기 전년동기대비 1% 줄어든 매출 288억달러(한화 약 38조원)를 기록했다.
메타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신규 채용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애플은 채용 담당자 100여명을 해고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각 사업부문에 걸쳐 전체 직원의 1% 미만을 감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직원 10%를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넷플릭스도 전체 인력 3%를 줄인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글로벌 대외 환경 변화뿐 아니라 중국 당국 규제 압박까지 받고 있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텐센트는 5000여명을 해고하며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감원에 나섰다. 이는 임직원 전체 5%에 해당하는 규모다. 2004년 상장 이후 매출이 처음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텐센트 올해 2분기 매출은 1340억3000만위안(약 26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하락했다. 알리바바도 올해 상반기에만 1만3000여명을 해고했다. 샤오미의 경우, 올해 2분기 900여명을 감원했다.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며 ‘묻지마 채용’을 진행했던 국내 IT업계도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 개발자 몸값이 치솟으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불확실한 대외환경과 겹치면서 성장 둔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빅테크사인 네이버가 채용 속도를 줄였다. 지난해 1100여명을 채용한 네이버는 올해 채용 인원을 30% 줄이기로 했다.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네이버 채용정책은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인재확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채용을 확대한 결과, 임직원 수는 전년대비 약 18% 증가했다. 또, 연봉 재원을 10% 확대하는 등 임금도 올랐다.
이에 네이버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인건비가 증가했고,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효과는 내년 2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코스닥에 입성한 게임사 베스파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인력을 감축했다. 전 직원 연봉 1200만원을 인상했던 베스파가 인건비 부메랑을 맞았다. 게임사업 부진 속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경영악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현재 베스파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현재 수준으로 인력을 유지할 예정이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인력 충원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홍원준 엔씨 CFO도 “기존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