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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계 아카데미상 주인공, 네이버웹툰 ‘캔버스’에서 탄생하다

최민지
-네이버웹툰, 미국 아이스너 어워드 사상 첫 수상작 배출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 ‘로어 올림푸스’, 웹코믹 부문 수상작 선정
-기존 수상작들은 일반 만화 형식…세로 스크롤 포맷 웹툰 첫 수상작
-해외서 꽃피운 ‘웹툰 씨앗’ 결실…네이버웹툰, 업계 파이오니어 역할 지속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만화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에서 네이버웹툰 저력이 드러났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가 미국 대표 만화 시상식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뤄냈다. 로어 올림푸스 원작자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가 미국판 도전만화 ‘캔버스(Canvas)’를 통해 네이버웹툰이 발굴한 미국 현지 작가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글로벌 웹툰 창작자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아온 네이버웹툰 ‘씨앗’이 결실을 맺었다.

네이버웹툰은 오리지널 웹툰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가 미국 ‘윌 아이스너 어워드’ 베스트 웹코믹 부문을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웹코믹 부문에서 세로 스크롤 웹툰 장르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웹툰이 발굴한 레이첼 스마이스, “인생을 바꾼 작품”=레이첼 스마이스 작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 코믹콘 컨벤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로어 올림푸스를 사랑해주는 전 세계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이 작품은 제 인생을 바꾼 작품으로, 이 이야기를 네이버웹툰 글로벌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윌 아이스너 어워드는 미국 만화 거장 윌 아이스너(Will Eisner) 이름을 따 1988년에 탄생한 미국 대표 만화 시상식이다. 만화계 ‘아카데미 상’으로도 일컬어진다. 매년 전문 심사위원단이 올해 연재 작품 중 부문별 후보를 선정해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축제 샌디에고 코믹콘에서 수상자를 발표한다. 베스트 웹코믹 부문은 한 해 동안 연재된 온라인 만화 중에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부문이다.

로어 올림푸스는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와 풋내기 여신 ‘페르세포네’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로맨스 판타지다. 2018년 네이버웹툰의 영어 서비스 ‘웹툰(WEBTOON)’을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지난 2020년 8월부터 국내에서도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 독창성, 작품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2억뷰 이상을 기록 중이다.

또한, 로어 올림푸스는 올림푸스 신들의 이야기를 개성 강한 작화와 화려한 색채로 풀어내 북미는 물론 유럽과 중남미에서도 높은 인기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한국어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다. 영어 단행본은 뉴욕타임즈 월간 베스트셀러 순위 그래픽 북과 만화 부문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에도 아이즈너 어워드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기존 웹코믹 부문 수상작은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일반 만화 형식 위주였지만, 로어 올림푸스는 세로 스크롤 포맷 웹툰의 첫 수상작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수상은 그동안 네이버웹툰이 웹툰 산업 인프라와 글로벌 웹툰 창작자 생태계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다.

◆현지 창작 생태계 꾸려 온 네이버웹툰, ‘캔버스’의 힘=사실, 로어 올림푸스와 작가 레이첼 스마이스가 북미 웹툰시장에서 빛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네이버웹툰 ‘캔버스’에 있다. 캔버스는 네이버웹툰이 한국 창작만화(UCC) 게시판 도전만화를 글로벌 시장에 적용해 만든 아마추어 창작 공간 플랫폼이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7월 영어 서비스를 출시했고 같은 해 11월 캔버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82만여명 전세계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캔버스를 찾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해외에서 존재감이 없던 웹툰을 글로벌 콘텐츠로 격상시키기 위해 웹툰 창작자 데뷔 무대로 주목받는 ‘도전만화’를 해외에서 캔버스로 도입해 누구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도전만화 플랫폼은 수많은 만화 창작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 현지 콘텐츠를 발굴하고 아마추어 작가를 양성하는 창작 생태계를 구축할 때 사용하는 글로벌 시스템 표준이다.

현재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수는 82만명, 작품 수는 140만개에 달한다.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를 포함해 조석(마음의 소리), 박태준(외모지상주의), 야옹이(여신강림), 이동건(유미의 세포들) 등 수많은 스타 웹툰 작가들이 도전만화를 거쳐 탄생했다. 미국의 경우, 웹툰 정식 연재 작가 중 절반 이상이 캔버스를 거쳐 데뷔할 정도로 현지 창작자 발굴이 활발하다. 영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현지 작품 비율도 약 50%에 달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웹툰은 2016년부터 광고 수익 분배, 우수 작품에 창작지원금 제공 등 다양한 창작자 수익 모델을 도입해 캔버스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수익을 얻으며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웹툰이 2020년 이후 영어 서비스의 웹툰 작가에게 지급한 수익은 2700만달러(한화 약 350억원)를 넘어섰다. 영어 서비스 수익모델을 적용한 2019년 대비 2021년 영어권 웹툰 작가 수익은 75%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웹툰-DC,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 후보 선정=네이버웹툰은 전체 산업 파이를 키우고, 다양한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이 웹툰을 즐길 수 있는 ‘판’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올해 아이스너 어워드 웹코믹 후보 5개 작품 중 4개 작품이 세로 스크롤 웹툰 포맷이다. 이처럼 다양한 웹툰 플랫폼 작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베스트 웹코믹 부문 후보작에 오른 5개 작품 중에는 로어 올림푸스 외에도 네이버웹툰과 DC가 함께한 오리지널 웹툰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도 후보에 선정됐다. 네이버웹툰은 두 작품을 후보로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는 네이버웹툰과 DC가 협업해 선보인 오리지널 웹툰으로 기존 배트맨 캐릭터를 웹툰이라는 포맷에 캐주얼하게 잘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아이스너 수상을 통해 ‘웹툰’은 하나의 장르로, 하나의 콘텐츠 산업 주축으로 부상했다. 여기에는 지난 8년간 웹툰 생태계 구축과 함께 창작자를 지원하며 파이오니어(pioneer) 역할을 기꺼이 맡은 네이버웹툰 공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 웹툰 플랫폼은 8개, 번역된 한국 웹툰 작품 수는 5500여개로 집계됐다. 그 중 네이버웹툰은 2300개 작품을 수출했다.

지난해 8월 네이버웹툰 기자간담회 행사에서 김준구 대표는 “후발주자들이 따라올 수 있는 길을 잘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라며 “후발주자들과 경쟁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1위 사업자로 전체 산업을 키우는 것이 초점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4년 7월 영어 서비스를 처음 선보이며 2019년 600만명이었던 미국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초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앱마켓 만화 수익 기준으로 미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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