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실상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의 전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가정의 달까지 앞두고 있는 커머스 업계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 기대감으로 야외활동 관련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초여름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대대적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비대면 중심 홈쇼핑 및 이커머스 업체들은 출근룩·외출복 등 패션과 이미용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백화점·아울렛에 ‘월리를 찾아라’ 콘셉트로 내부를 꾸미고 체험형 콘텐츠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신혼부부를 위한 웨딩 프로모션 기획과 함께 ‘발렌티노 뷰티’ 매장을 열고 코로나19로 그간 진행하지 못했던 ‘메이크업 쇼’를 선보인다. 연초부터 회복세를 띄던 백화점들이 본격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에 돌입한 셈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수혜를 봤던 대다수 홈쇼핑·이커머스 업계는 긴장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그들만의 경쟁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들과도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543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1.5%증가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온라인쇼핑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위드코로나 환경하에서 아웃도어 활동 증가에 따른 영향 등으로 (온라인) 시장 성장은 이전보다 둔화될 것”이라며 업계 1위 네이버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내달 가정의 달까지 겹친 만큼 홈쇼핑 및 이커머스 업체 역시 ‘패션·뷰티’ 중심 카테고리 강화로 소비자 유치에 집중한다.
CJ온스타일은 자체상품(PB) 패션 브랜드 여름 신상품을 예년보다 빨리 출시하기로 했다. 고객 패션 소비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3월 한달간 여성복 주문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고, 단독 브랜드 ‘셀렙샵 에디션’ 여름 신상품 주문금액도 22억원을 넘어섰다.
롯데홈쇼핑은 21일부터 내달 1일까지 ‘대한민국 광클절’ 행사를 열고 여름 상품을 집중 선보인다. 5000억원 규모 물량을 선보이며 모바일에서는 ‘광클절 메타버스관’을 마련해 20여개 상품을 가상 현실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온도 지난 12일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출시했다. 명품 브랜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기 브랜드 등 300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화장품 선물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해 ‘선물하기’에선 백화점 선물 포장을 적용하는 등 사용자경험에 집중했다.
쿠팡이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메가뷰티쇼’는 쿠팡 내 검색 데이터를 토대로 선정된 코스메틱 브랜드를 모아 최대 혜택을 제공한다. 위메프는 상품과 브랜드 특징∙장단점∙가격∙스타일 등 상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 업체들이 뷰티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거래액을 늘려가고 있다.
SSG닷컴은 클리오·페라페라 등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세대)가 선호하는 뷰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클리오와 업무제휴협약을 맺었다. 매분기 2030 여성 소비자를 위한 프로모션을 공동기획하고, 당일 쓱배송이나 새벽배송을 활용할 계획이다.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마켓컬리와 퀵커머스 강화 중인 올리브영 역시 뷰티 카테고리 ‘빠른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널마다 그간 중점을 둬 온 카테고리가 다른 만큼 엔데믹 전환 후 매출 성장하는 폭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야외활동 재개와 함께 전반적인 수요 증가와 함께 이미 패션·뷰티 등 라이프스타일에 강세가 있던 플랫폼들은 가격경쟁력과 상품 다양성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