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발표된,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한 3억 달러(한화 약 3600억원) 규모의 현대차 미국 앨라바마 공장 증설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삼성증권은 이날 장마감 이후, 현대차그룹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이번 투자는 단순히 미국 현지 공장의 전기차 전환을 넘어서 제네시스 전용 공장 건설, 전 차종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로봇, UAM 등 모빌리티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전망”이라고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이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 전기차 생산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국내 배터리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국내 2차전지 업종 전반에도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삼성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 22만5000원, 기아 목표주가 10만5000원과 함께 각각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시장 테슬라에 이어 2위… "모빌리티 사업 발판"
먼저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는 2만1925대(전년동기대비 410%증가)이며, 시장점유율은 11.6%로 테슬라에 이어 2위 기록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전기차 시장 입지를 구축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았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 5와 EV6 출시 효과와 함께 올 하반기에는 '니로' 2세대, GV60이 출시될 예정이다. 2023년에는 GV80 전기차, 아이오닉 6와 7, EV9의 출시로 2위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 수요는 18만9000대(전년동기대비 57% 증가)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체 시장의 5.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아직 개화기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GM, 포드, 폭스바겐 등이 대부분 전기차 전환을 이제서야 본격화하는 단계라는 시기적 잇점을 꼽았다.
또한 현대차와 내연기관차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그동안 하이브리드에 치중하면서 전기차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
◆점점 더 '모빌리티'로 향하는 현대차그룹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모빌리티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의 목표는 자율주행이 아닌 모든 이동체의 연결과 서비스 생태계 구축이라고 정의했다.
무인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Robo-taxi)와 완전자율주행은 모빌리티 기술 및 서비스의 중요한 축이지만, 모빌리티 생태계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모빌리티 생태계의 서비스는 예약, 충전, 배차, 충전 및 이동차량 관리, 로보 택시, 정비, 사고관리 등 대부분 오프라인이 중심이라는 것이고,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앨라바마 공장 증설과 제네시스 전용 공장외에 로봇과 UAM(도심항공교통)투자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2025년 이후 제네시스 전 라인을 100% 전동화(EV) 전환이 목표이며,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매출 구성을 자동차 50%를 축으로, UAM 30%, 로봇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가 자동차 부문은 양적 성장보다는 제네시스 성공을 통한 질적 성장 및 소프트웨어(SW)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현대차는 오는 2030년 모빌리티(운송, 물류), 커넥티비티 (충전, 차량 원격 관리, 결제), 데이터 비즈니스(보험, 정비, 광고, 쇼핑)를 통한 SW 매출에 주력함으로써 전체 매출의 30%를 모빌리티 사업에서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연간 약 30조원 규모다.
한편 기아는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니로 1세대의 성공을 기반으로 EV6, EV9의 가격을 경쟁모델 대비 10% 이상 프리미엄 가격으로 포지셔닝할 것으로 보았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조지아 공장을 전동화 증설할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