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현지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반도체 등 주요 제조 시설의 미국내 유치를 크게 강화하고 있는데 현대차가 이에 화답한 것이다.
현대차는 13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억 달러(한화 약 3600억원)를 투자해 전동화(EV)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쏘나타와 싼타페, 투싼,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등 5개 차종이 생산되고 있는데, 현대차는 이 공장의 전동화 증설을 통해 전기차까지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 미국법인은 12일(현지시간), 현대차가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의 전기차 라인 증설에 3억달러를 투자해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올해 10월, 제네시스 GV70 전기차는 올해 12월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아울러 공장 증설에 따라 약 200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의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해 테네시 등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기존 앨라배마 공장에 전동화 라인 증설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신규 공장 설립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가급적 빨리 미국 현지에 전기차 7종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앨라배마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의 현지화에 나서는 것은 세제 문제를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정책을 통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선 감세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자국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2029년까지 75%로 강화할 예정이기때문에 현대차로서는 현지화를 통해 미국 부품 채택 비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1~3월) 미국에서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4만4339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213.6% 증가한 수치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전기차 현지 생산 및 설비 확충 등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1400억원)를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