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0억 달러(한화 약 10.8조원)규모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국방부의 클라우드 도입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최소한 4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멀티(Multi) 클라우드’ 방식으로 올 연말까지 계약을 마칠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발표를 통해, ‘클라우드 전투능력’(JWCC, Warfighting Cloud Capability)사업에 참여할 클라우드 사업자들과의 전사적 계약 일정을 당초 올해 4월에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검토 사항이 많아서 올해 12월까지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전투능력’(JWCC)사업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국방부 클라우드 도입 사업인 ‘제다이’(JEDI ; 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를 말한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멀티 클라우드’ 방식으로 재추진되면서 새롭게 부여된 사업명칭이다.
앞서 트럼프 정권때인 지난 2020년 9월, 당초 예상을 깨고 ‘제다이’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수주를 확신했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불복하면서 가처분 신청 소송을 불사하면서 사업 진행이 미뤄져왔고, 이후 몇 개월 뒤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제다이 사업도 JWCC 사업으로 변경됐고 사업자 선정 계획이 크게 바뀌었다.
이에 따르면, 이번 JWCC사업과 관련 현재로선 미국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라클 등 4개 사업자가 각각 미 국방성과 계약을 맺고, 이 사업에 참여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멀티 클라우드’ 방식은 4개 사업자가 하나의 사업을 위해 참여하는 컨소시엄아니라 각각의 주어진 역할이 다르며, 그 역할에 따라 각각 발주처와 계약을 맺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 1개 업체와 독점 계약을 했을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 미 국방부의 IT인프라가 동시에 락다운이 될 위험이 있지만 ‘멀티 클라우드’방식을 채택하면 어느 하나의 클라우드가 죽더라도 위험을 분산 회피할 수 있다.
국내에선 KB국민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각 업무별로 이처럼 복수의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정해 운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JWCC사업 계약 일정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 셔먼 미 국방장관은 “(복수 사업자 선정) 작업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여러 제안서를 동시에 평가하는 작업은 번거롭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멀티 클라우드’는 위험을 회피하는 장점이 있지만 발주처가 각각의 계약자를 관리해야하는 등 번거로움이 계약 관리가 뒤따르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이번 계약 일정 연기도 이같은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