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GOS 불똥 튄 삼성 파운드리…'3나노' 카드 통할까 [IT클로즈업]

김도현
- 파운드리 공급 부족 지속…신뢰 회복시 시장 상황 ‘긍정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로 홍역을 치렀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원인으로 꼽히면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도 영향권에 들었다. 고객사 이탈 움직임도 관측된다. 3나노미터(nm) 공정이 반등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6월부터 3nm 공정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3nm부터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한다. GAA는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은 면을 4개로 늘린 구조다. 기존 핀펫(FinFET) 방식보다 접촉면을 1개 더 늘려 전력 효율을 높였다. GAA 적용 3nm 칩은 FinFET 기반 5nm 칩 대비 ▲성능 30% 향상 ▲전력소모 50% 절감 ▲면적 35% 축소 등 효과가 기대된다.

3nm 라인 가동은 삼성전자에 큰 의미가 있다. 세계 최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보다 최소 수개월 먼저다. 매번 TSMC를 뒤따르던 삼성전자가 나노 경쟁에서 앞서게 되는 것이다. 단순 숫자가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최초’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공정 기술력에서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4nm 공정에서 생긴 우려를 극복할 묘수가 될 수도 있다. 갤럭시S22에 들어간 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와 삼성전자 ‘엑시노스2200’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4nm 공정으로 제조했다.

GOS는 배터리 소모량과 발열 등을 줄이기 위해 AP 성능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다. 이전부터 있던 기능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강제 적용해서다. AP는 성능을 높이면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성능을 낮추면 전력 소비가 줄어든다. 최소 전력으로 최대 성능을 내는 것이 AP의 지상과제다. 업계에서는 강제 적용은 AP가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애플 ‘A15바이오닉’ AP 대비 전력과 발열 관리가 부족한 점을 GOS로 감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AP 성능차는 파운드리만의 책임은 아니다. 퀄컴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설계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파운드리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 부담이다. 이미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를 TSMC로 이원화했다. 차세대 AP 전량을 TSMC로 위탁할 것이라는 소문도 전해진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TSMC에 맡겼다.

한편 삼성전자의 숙제는 3nm 공정 안착과 4nm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이다.

TSMC에 AP 전량을 수탁하는 애플은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 상위 모델에만 신형 AP를 장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nm 공정 제품이다. AP 이원화는 TSMC 4nm 생산능력(캐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파운드리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10nm 이하 공정 선택지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시장 상황은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이다. 신뢰 회복 시점이 관건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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